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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클린턴-공화 트럼프, 2위 후보들과 '박빙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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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클린턴-공화 트럼프, 2위 후보들과 '박빙 혈투'

입력
2016.01.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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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를 하루 남기고서도 승자를 예상키 어려운 박빙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이 여전히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2위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대비 박빙 우위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막판 여론조사는 양당 모두 오차범위 혼전

30일 저녁 발표된 아이오와 현지언론 ‘디모인 레지스트’와 블룸버그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아이오와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28%의 지지를 얻었다. 2위인 크루즈(23%)를 5%포인트 앞서는 수치에 불과하다. 3위는 마르코 루비오5(15%ㆍ플로리다) 상원의원, 4위는 벤 카슨(10%)이 차지했다.

민주당의 클린턴 전 장관(45%)도 샌더스(42%)보다 3%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가 4%포인트인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에서는 통계학적으로 순위 구별 없이 두 명의 선두주가 맞대결을 벌이는 셈이다.

이에 따라 2016년 아이오와 코커스의 최종 승자는 당일 날씨와 후보별 지지자들의 참여율에 따라 결판날 것으로 분석됐다. 궂은 날씨 등으로 청년층 참여율이 저조할 경우, 조직력에서 앞서고 중년층 이상에서 지지를 받는 힐러리(민주), 크루즈ㆍ루비오(공화)의 상대적 선전이 예상된다. 반면 서민층의 현실 불만을 바탕으로 ‘아웃 사이더’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트럼프와 샌더스가 지지자들을 끌어내는 데 성공한다면 공화ㆍ민주 양당의 기존 질서를 무너뜨릴 대변화도 불가능하지 않다.

미국 주요 주별 진보성향 백인인구 비율. 핵심 지지계층인 진보성향 백인 인구가 많은 아이오와에서 버니 샌더스 의원이 패배한다면 민주당 경선 구도는 급속히 힐러리 클린턴 후보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미국 주요 주별 진보성향 백인인구 비율. 핵심 지지계층인 진보성향 백인 인구가 많은 아이오와에서 버니 샌더스 의원이 패배한다면 민주당 경선 구도는 급속히 힐러리 클린턴 후보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샌더스 돌풍으로 민주당은 ‘슈퍼요일’ 분수령

민주당에서 샌더스가 아이오와를 거머쥘 경우 9일 치러지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승리가 확실시된다. 난공불락으로 알려진 힐러리와의 대결도 3월1일 ‘슈퍼 화요일’(미국령 사모아 포함 총 15개지역)까지 연장시킬 수 있다. 반면 첫 코커스에서 지더라도 힐러리 진영은 ‘진보성향 백인 인구비율’이 많은 아이오와 주 특성을 근거로 “여전히 내가 대세”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또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흑인 유권자 비율이 높은 사우스캐롤라이나(2월27일)에 총력을 기울여 균형 회복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샌더스가 아이오와에서 승리하면, 힐러리와 샌더스의 진검 승부는 ‘슈퍼 화요일’에 펼쳐지게 된다. 샌더스가 기세를 몰아 이날도 선전을 펼친다면 힐러리 진영은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힐러리는 민주당 주류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근소한 우세를 유지하더라도 7월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당대회에는 예비 경선에서 선출된 사람 이외에 15% 가량은 사실상 민주당 주류가 장악한 인사들이 참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퍼 화요일’에서도 무너진다면, 민주당 주류 사이에서 극좌 성향의 샌더스를 후보로 내세울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조 바이든 부통령이나 존 케리 국무장관을 대타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샌더스가 아이오와에서 상당한 격차로 패배한다면, 민주당 경선 구도는 급속히 힐러리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아이오와 주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샌더스의 텃밭인 진보성향 백인 계층비율이 버몬트와 뉴햄프셔 주에 이어 세 번째로 높기 때문이다. 반드시 이겨야 할 요충지에서 패배한 샌더스에 대한 미국 언론의 관심이 급감하고 여론의 지지도 수그러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30일 아이오와주 데이븐포트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 선거유세 현장에서 한 지지자가 트럼프를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데이븐포트(아이오와)=AP 연합뉴스
30일 아이오와주 데이븐포트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 선거유세 현장에서 한 지지자가 트럼프를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데이븐포트(아이오와)=AP 연합뉴스

공화당 지도부가 중도에 트럼프 배제할 수도

공화당은 관전 포인트가 두 가지다. 트럼프와 크루즈 사이에 누가 1등이 되느냐가 제일 큰 관심거리지만, 누가 3위가 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일단 여론조사대로 트럼프가 1위를 차지하면 트럼프 대세론은 더욱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와보다 더 큰 격차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뉴햄프셔(9일)에서도 낙승이 예상된다. 반면 크루즈가 1위를 차지하면 트럼프 지지율은 거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본선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스스로 도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가 큰 격차로 1위가 된다면 ‘아웃 사이더’의 반란을 막지 못한 기성 정치인 후보들에 대한 단일화 압박이 거세질 게 확실시된다. 30일 여론조사대로 루비오가 3위를 차지한다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가장 큰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1억 달러가 넘는 선거자금 때문에 경선을 계속할 여력은 충분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루비오의 손을 들어주라’는 여론 압력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워싱턴 정가 관계자는 “3월15일 전당대회 대의원을 ‘승자독식제’로 뽑는 오하이오, 플로리다 프라이머리가 공화당 후보 판도를 좌우할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가 두 주를 석권하지 못해 30% 내외의 대의원 확보에 그친다면, 공화당 지도부가 개입해 트럼프를 후보에서 배제하는 중재 전당대회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디모인(아이오와)=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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