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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 코앞인데… 발길 돌리는 유커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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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 코앞인데… 발길 돌리는 유커 어떡하나

입력
2016.01.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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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中관광객 2.3% 줄어 598만명

日 방문 중국인 499만명 역대 최고

유커, 바가지 상술ㆍ불친절에 실망

10여분 택시요금이 1인당 2만원

건강식품 도매가의 5배에 팔기도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일주일 앞둔 31일 오후 서울 동대문 상가 일대에 중국 관광객들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일주일 앞둔 31일 오후 서울 동대문 상가 일대에 중국 관광객들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31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 한국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가 좋아서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 시우란(秀?ㆍ22)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동대문 두산타워 앞에서 10여분 택시를 타고 왔는데 택시기사가 1인당 2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서는 되도록 택시를 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며 “택시기사가 말도 통하지 않고 막무가내여서 할 수 없이 돈을 냈는데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버렸다”고 말했다.

31일 유통 및 관광업계에 따르면 물밀 듯 밀려오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비싼 바가지 요금과 불친절 때문에 한국을 찾지 않고 있다. 대신 엔화 약세로 관광 요금이 적게 들고 친절한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7일부터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가 시작되는 만큼 국내 유통 및 관광업계에 중국인 관광객들을 잡기 위한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은 598만4,000명으로 전년대비 2.3% 줄었다. 심각한 것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재방문율이 20%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반면 일본을 찾은 중국인들은 499만4,000명으로 역대 최고였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단순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전부는 아니다. 한 택시기사는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일부 상인들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바가지 요금을 씌우는 바람에 중국인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고 전했다.

바가지 관행은 택시 요금뿐 아니라 쇼핑 중에 빈번하게 일어난다.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 인기있는 제품들은 가격이 배 이상 뛴다. 중국인들 사이에 ‘한국에 가면 반드시 사야 할 특산물’로 꼽히는 헛개나무 추출물로 만든 한 건강식품은 도매 가격의 5배가 넘는 50만원대에 팔린다. 출국하면 환불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무조건 비싸게 파는 것이다. 일부 동대문 노점상에서는 한국인에게 2,000원인 김밥 한 줄을 중국인에게 1만원에 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는 수치로도 여실히 나타난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펴낸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신고(1,154건) 중 쇼핑 관련 불편이 3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중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관련 신고가 67.8%다. 동대문 두타를 찾은 시아오한(肖寒ㆍ21)씨는 “길거리에서 먹을 것과 옷을 살 때 바가지 요금 때문에 힘들다”며 “가급적 정찰제인 프랜차이즈 매장만 간다”고 말했다.

반면 상인들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동대문의 한 쇼핑센터 상인은 “중국인들은 2만8,000원짜리 옷을 무조건 1만5,000원에 달라는 식으로 생떼를 부린다”며 “중국인들 기준에서 비싸니까 바가지라는 인식이 박힌 것 같다”고 반발했다.

따라서 유통업계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바가지 상술을 막을 수 있는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명동 지하상가의 한 상인은 “중국 사람들을 돈으로만 보고 폭리를 취하는 일부 상인들이 문제”며 “유통업계 자체의 노력과 정부에서 쇼핑 관광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오주환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학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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