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서 발견된 폭발물 의심 물체를 수사중인 경찰이 범행 현장 주변에서 일부 지문을 채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공항경찰대는 31일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된 인천공항 C 입국장 옆 남자화장실 등에서 지문 19점을 채취해 확인,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문은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된 첫번째 칸을 비롯한 화장실 전체에서 나왔다.
경찰은 “그날 화장실을 이용한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문”이라고 밝혔다.
폭발물 의심 물체에서 발견된 물품들의 유통 과정도 추적하고 있다. 당시 대변기 위에서는 가로 25cm, 세로 30cm, 높이 4cm 크기의 화과자 종이상자에 부탄가스 1개와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ml 용량의 생수병 1개가 테이프로 감겨 있었다. 또 상자 안에 브로콜리와 양배추·바나나 껍질 등 음식물 쓰레기, 기타줄 3개, 전선 4조각, 건전지 4개, 기타 음향조율기도 있었다.
경찰은 이 중 화과자 종이상자와 부탄가스와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ml 생수통 등이 모두 국내에서 생산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화과자는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가 생산한 것으로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도 입점해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인물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현장에서 A4용지를 반으로 접은 크기의 메모지에 ‘이것이 마지막 경고이다. 신이 당신을 벌할 것이다’아랍어 메모도 발견됐다. 하지만 이 글은 인터넷 번역기를 돌려서 작성한 것으로, 아랍어 문법에 맞지 않아 이번 사건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한편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밀입국 사건과 폭발물 의심 물체 발견과 관련,“우리나라가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보안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출입국 관리 및 보안 강화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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