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이 아베 정권에 맞서기 위한 유신당과의 통합신당 결성 가능성을 공식 선언했다. 기존에 언급된 단순한 선거연대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대표는 지난 30일 도쿄 도내에서 열린 정기 당대회에서 유신당과의 협력에 대해 “신당 결성도 선택지로서 배제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중요한 것은 정책과 이념을 공유하고, 진심으로 정권을 노릴 수 있는 정치 세력이 나올지 여부”라고 언급했다. 오카다 대표는 “마쓰노 요리히사(松野賴久) 유신당 대표와 흉금을 터놓고 분명히 이야기를 하겠다”며 “대표인 나에게 맡겨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올 여름에 치러질 참의원선거에 대해 “절대 질 수 없다”며 “아베 정권의 폭주를 멈추고 다시 한번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한 발판을 삼는 선거로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국민적인 세력을 결집하고, ‘아베 자민당’에 총력으로 싸울 태세를 구축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마쓰노 대표는 기자들에게 “오카다 대표의 숨은 각오가 전해졌다”고 논평한 뒤 “제대로 긍정적인 대화를 하고 싶다”며 양당의 통합논의 본격화에 호응했다.이미 중의원에서 통일회파(표결 등에서 행동을 같이하는 복수의 의원 또는 정당의 연대체)를 구성한 민주당과 유신당은 각각 131명(중의원 72명ㆍ참의원 59명)과 26명(중의원 21명ㆍ참의원 5명)의 국회의원을 보유하고 있다. 신당결성 여부는 오는 3월을 데드라인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당대회에서 ‘다양한 가치관’과 ‘공생사회’를 핵심 정책기조로 내세웠다. 아베 정권과의 차별화를 노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의 취약점이나 ‘1억 총활약사회’의 문제점 등을 적극 파고들기로 결의했다. 특히 ‘경제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자민당과의 분명한 차이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오카다 대표는 자민당의 이념적 우편향에 맞서 ‘중도노선’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민주당 주류는 공산당과의 선거협력 문제와 관련, 당내 보수파의 반발을 의식해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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