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병사가 휴가 중에 대구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시각장애인을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31일 해병대에 따르면 해병대 2사단 전차대대 소속 최형수(25) 병장은 지난 17일 저녁 11시께 대구지하철 1호선 명덕역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기 휴가를 받은 최 병장은 친구들과 스키장에 가는 길이었다.
지하철을 기다리던 최 병장은 시각장애인인 40대 남성 A 씨가 갑자기 발을 헛디뎌 선로로 추락하는 것을 목격했다.
지하철이 언제 역으로 들어올지 몰라 주변 사람들이 당황해 하는 동안 최 병장은 신속하게 선로에 뛰어들어 A 씨를 승강장으로 밀어올리기 시작했다.
최 병장의 용감한 행동을 본 시민 1명도 선로로 뛰어내려 최 병장을 도왔고 승강장에 있던 시민들도 A 씨를 끌어올려 그를 무사히 구조했다.
최 병장은 A 씨가 안전한지 확인한 다음 지하철을 타고 조용히 현장을 떠났다.
이 때문에 현장에 출동한 역무원과 구급대도 누가 A 씨를 구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승강장 폐쇄회로(CC)TV에는 선행을 한 사람의 모습이 찍혔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렇게 최 병장의 선행은 잊힐 뻔했지만 부대 동료들이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돼 지휘관에게 보고했고 부대 측이 대구지하철과 접촉해 CCTV에 찍힌 구조자가 최 병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구대학교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하는 최 병장은 부대에서도 전우애가 두텁고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 여러 차례 '칭찬해병'에 선정된 모범적인 해병이라고 해병대는 소개했다.
최 병장은 "시각장애인이 사고를 당한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그를 구하러 뛰어들었다"며 "해병대 장병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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