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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문제와 관련 “한미 동맹이 결정할 사항이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것은 그저 흥미로울 뿐”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을 군사적으로 관할하는 해리스 사령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하와이주 펄 하버(진주만)에 위치한 태평양 사령부에서 가진 언론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사드 배치 결정은 어느 일방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이 동맹 차원에서 동등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할 것이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사드 배치에 대한 협의에 착수할 것이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조차 아직 발표되지 않은 한미 동맹의 결정사항(alliance decision)”이라고 못박았다.
해리스 사령관은 이어 “우리가 한국에 요청을 한다고 해서 이뤄지고, 한국이 우리에게 요청을 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결정이 아니다”며 “한국과 미국이 양자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나는 미국 의회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지지한다는 의견을 냈고, 사드 배치의 유용성이 있다고 믿는다”며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 나의 개인적 견해이며 사드 배치 결정은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데 대해 “그저 흥미로울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언급은 한미 양국이 가까운 미래에 중국의 반대와는 무관하게 동맹간 논의 메커니즘을 통해 사드 배치에 대한 공식협의에 들어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해리스 사령관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거론하며 “북한이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의 최대 위협이자 본능적이고 실제적인 위협”이라며 “북한정권은 핵탄두를 소형화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추구하고 있어 일본과 하와이를 비롯한 미국 본토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나는 지금 포커게임을 하는 게 아니다”며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거나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가능성이 없다는 가정을 하면서 미국 본토 방어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쁜 결과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행동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처와 관련해 그는 “지난주 핵항모인 존 스테니스호(號)를 서태평양에 출동시킨 것은 전략자산의 추가 배치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 미국의 추가 전략자산을 한반도와 지역 내에 적절히 병용 배치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언급은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추가로 배치할 것임을 공식으로 확인한 것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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