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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바비… 편견의 벽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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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바비… 편견의 벽을 깨다

입력
2016.01.3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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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적인 완구 업체 두 곳에서 선보인 장난감들이 주목 받고 있다. 그동안 일반적인 장난감들은 남녀의 성별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반영돼 있거나 인종이나 몸매, 외모에 대한 차별적 관점을 심어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마텔과 레고가 발표한 장난감은 차별과 편견을 넘어 어린 시절부터 다양성을 존중하는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날씬하기만 한 바비인형은 잊어라

1959년 첫 바비인형을 출시한 완구회사 마텔은 57년 만에 ‘날씬하기만 한 바비’를 포기했다. 아이들은 바비인형을 가지고 놀면서 예쁜 바비를 아름다움의 기준이라 여긴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기보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미의 기준에 자신을 비교한다. 호주의 태린 브럼핏은 “하나뿐인 당신의 몸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다. 그는 통통하든 날씬하든, 키가 크든 작든 모든 사람은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고 강조한다. 현실적인 몸매의 바비 인형을 가지고 놀 수 있게 된 아이들은, ‘인형 같은 몸매’에 갇혀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다.

마텔은 다양한 체형 시리즈를 선보이기 이전에도 스파이, 대통령 등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직업을 가진 바비와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바비를 출시하며, 성 역할과 인종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려 왔다. 특히 2016년 올해의 직업군 라인에는 전형적인 남성 직업으로 여겨지던 ‘게임 개발자’를 더했다.

2016년 바비 커리어 라인 예고. 왼쪽부터 패셔니스타, 첩보원, 게임 개발자, 대통령과 부통령.
2016년 바비 커리어 라인 예고. 왼쪽부터 패셔니스타, 첩보원, 게임 개발자, 대통령과 부통령.

휠체어를 탄 레고

세계 최고의 완구업체인 덴마크의 레고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장애인 피규어를 만들었다. 올해 6월 출시될 ‘시티(city)’블록에 포함돼 도시의 자연스러운 일상 속에 녹아들 예정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오랫동안 계속돼 왔다. 다수자인 비장애인들에게 장애인은 쉽게 접할 수 없는 낯선 존재였고, 이는 곧 배척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자전거 타는 사람, 축구하는 아이들, 잔디 깎는 사람, 아기가 탄 유모차를 밀고 가는 사람, 사각 가방을 든 직장인들과 자연스럽게 섞여있는 레고를 만들다 보면, 아이들에게 따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장애인의 존재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외면해 비판을 받아왔던 레고가 이런 변화를 보인 데는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요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5월 시작된 #ToyLikeMe(토이라이크미) 캠페인은 장난감 업체들에게 보다 현실과 가까운 제품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캠페인을 이끄는 리베카 앳킨슨씨는 지난해 12월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아이들은 장난감과 교감하며 성장하는데, 세계 1억5,000만 명의 장애 어린이들은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는 장난감이 없다”며 “현실 속의 다양성을 반영한 장난감을 만드는 일은 단순히 모형을 판매하는 일이 아니라 문화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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