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암 치료제 ‘넥시아’의 효능을 두고 10년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넥시아로 암이 완치됐다고 주장하는 환자들이 직접 공개 증언에 나섰습니다.
대한암환우협회는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4기암 5년 이상 생존자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넥시아 치료로 말기암을 극복한 환자 10여명의 명단을 공개했는데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지만 넥시아를 복용해 17년째 생존 중이라는 70대 여성, 넥시아 치료로 신장암을 극복하고 9년째 생존해 있는 50대 남성 등 다양했습니다. 암 종류는 달랐지만 항암 치료를 견디지 못해 포기하고 넥시아를 접하고는 5년 이상 생존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넥시아가 ‘어둠 속의 한 줄기 빛’이었다는 이들의 증언에도 넥시아의 효능에 대한 의문은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넥시아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암이 치료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항암치료 등을 병행했거나 또는 끝난 직후 넥시아를 복용했다면 넥시아만의 효과라고 보기 어렵고,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고도 암이 치료되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다른 환자단체나 양방 의학계에서 과학적ㆍ임상적 연구를 통해 효능을 검증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강석하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전문위원(과학중심의학연구원장)은 “효능을 말하려면 넥시아를 복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해 넥시아를 복용한 그룹이 암 치료율이 높은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의사는 법에 따라 재량으로 한약을 조제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고 해서 위법이거나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의문이 남습니다. 그토록 좋은 치료제라면 왜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효능을 규명하고 더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지 않는 걸까요? 한 달에 3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도 넥시아의 효능을 보지 못했다는 환자들도 있기에 검증 과정은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검증을 통해 넥시아가 ‘기적의 암 치료제’로 밝혀진다면 고통 받은 암 환자들에게 그보다 더 좋은 소식은 없을 것입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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