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불안, 국제 유가 급락 탓
수출기업 업황 BSI 악화일로
반짝 살아났던 소비도 뒷걸음질
기업의 체감경기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2009년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정책으로 반등세를 보였던 소비 역시 두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연초부터 한국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5로 작년 12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0월(71) 이후 3개월 째 내리막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의 타격이 컸던 지난해 6월(66)보다도 낮은 수치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 3월(56) 이후 6년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월 BSI 전망도 66으로 작년 12월에 조사한 1월 전망치(68)보다 2포인트 낮았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과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돼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업황 BSI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물 경기지표 역시 위태롭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2% 증가하며 3개월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소비동향을 볼 수 있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1% 떨어지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작년 10월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등 대대적인 세일 행사와 개소세 인하 등으로 반짝 살아났던 소비가 다시 뒷걸음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올 들어서는 ‘소비 절벽’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이런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공산이 크다. 수출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수마저 꺾인다면, 경기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설비투자 역시 전달보다 6.1%의 큰 폭 하락세를 보였고,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및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각각 0.1포인트, 0.5포인트 뒷걸음질쳤다.
한편, 지난해 연간으로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2014년보다 1.5% 증가했지만,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생산은 0.6% 감소했다. 광공업생산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1%)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 역시 74.2%로 전년보다 1.9%포인트 하락하며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종=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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