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연초부터 중국 경제와 국제유가에 대한 불안으로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은 1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65로 지난해 12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남아 있던 2009년 3월 이후 약 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의 업황 BSI는 작년 10월 71에서 11월 68로 내려간 이후 3개월 연속 떨어졌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한은이 지난 27일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제조업체 체감경기도 악화돼 경제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22일 전국 3,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2,796개(제조업 1,697개, 비제조업 1,099개) 업체가 응답했다.
이번 업황 BSI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있었던 지난해 6월보다 1포인트 낮다. 2월 전망 BSI도 66으로 지난 12월에 조사한 1월 수치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과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돼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업황 BSI가 좋지 않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제조업체 중 대기업의 1월 업황 BSI는 69로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지만, 중소기업은 60으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기업은 전월보다 5포인트 낮은 67로 집계됐고, 내수기업은 65로 1포인트 올랐다. 제조업 업황 BSI는 자동차, 조선ㆍ기타운수, 가구 등의 업종에서 많이 떨어졌다.
비제조업의 1월 업황 BSI는 68로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68은 지난해 6월(65)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특히 비제조업 가운데 부동산ㆍ임대업의 업황 BSI는 75로 전월보다 10포인트나 내려갔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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