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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외교부, 시진핑 북핵 발언 삭제... 담판 지으러 간 미국이 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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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외교부, 시진핑 북핵 발언 삭제... 담판 지으러 간 미국이 당했나

입력
2016.01.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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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회담 실패로 귀결된 이유

“中 북핵 물타기ㆍ김 빼기 작전 탓”

왕이-케리 “북핵 책임 네탓” 공방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19일 마닐라 필리핀 인터내셔널 컨벤션센터(PICC)에서 열린 APEC 정상 기념촬영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19일 마닐라 필리핀 인터내셔널 컨벤션센터(PICC)에서 열린 APEC 정상 기념촬영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의 면담 소식을 전하면서 시 주석의 북핵 관련 발언은 송두리째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의 북핵 물타기와 김빼기 작전에 미국이 말려든 것 아니냔 분석도 나온다.

28일 미국 국무부가 공개한 시 주석과 존 케리 미국 국무 장관의 회담록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양국은 경제 무역, 인적 문화 교류, 안보 문제, 사이버 안전 등의 분야의 협력에서 진전을 이뤄 왔다”며 “또 이란 핵 문제, 북핵 문제, 아프가니스탄 등의 국제 사안에서 시의적절한 소통을 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중국 외교부 사이트는 시 주석이 “경제무역 군사 인문 사이버안보 기후변화 이란 핵 등 국제 사안에서 양국의 협조와 협력은 큰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고만 전했다.

중국 외교부 사이트에서는 시 주석이 ‘북핵’이란 단어를 언급한 사실조차 확인할 수 없다. 이는 시 주석이 미국과 북핵에 대해 논의한 것처럼 외부에 비쳐지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일종의 배려로 해석했다.

중국 매체들은 시 주석이 신형대국관계를 강조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 주석은 전날 “양국은 신형대국관계에 대한 공감대를 실천,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면서 상호 존중하고 협력 공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북 제재안을 마련하기 위해 찾아간 미국에 중국은 신형대국관계 카드를 내 밀면서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 셈이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는 대국 대 대국의 관계를 맺자는 중국의 제안에 대해서 미국은 그 동안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해 왔었다.

미국과 중국의 대북 제재 담판이 사실상 실패한 데 대해 베이징(北京)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물타기와 김 빼기 작전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안을 제일 중요한 안건으로 내 세운 반면 중국은 신형대국관계와 함께 대만 문제, 남중국해 등도 모두 거론하며 사실상의 물타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외교관은 “중국이 시간을 끌면서 김을 빼, 사실상 대북 제재 수위를 낮추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를 대한 네탓 공방전도 벌어졌다. 왕 부장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책임을 다해왔다”며 “중국의 노력을 터무니 없이 곡해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는 케리 장관의 면전에서 북핵 중국책임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케리 장관도 “북핵은 전 지구적 위협”이라며 “모든 국가 특히 글로벌 리더십을 추구하는 국가라면 이러한 위협에 대응할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 정례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중국은 대북 제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쉬지 않고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며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중단된 중요한 원인은 ‘개별 당사국’이 진심으로 협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화살을 미국으로 돌렸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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