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을 넣고 기뻐하는 축구대표팀. /사진=KFA 제공
세계 최초 8회 연속 올림픽 축구 본선에 진출한 한국과 6회 연속의 일본이 정상을 가린다.
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30일 오후 11시 45분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2016 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나란히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한일전이라는 타이틀이 걸린 만큼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신 감독은 "무조건 이긴다"고 했고 데구라모리 마코토(49) 일본 감독은 "어차피 마지막은 한국"이라며 "아시아 넘버원이 된다는 것만 생각한다"고 맞섰다.
한국은 올림픽대표팀간 역대 전적에서 일본에 6승 4무 4패로 앞서있다. 특히 한국이 최근 전적에서 우위를 점해 고무적이다. 2012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을 2-0으로 이겼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 8강전에선 1-0으로 승리했다. 신태용호의 직속 선배들로 올림픽 첫 축구 동메달의 제물이 됐던 바로 그 일본전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승부는 알 수 없다. 신 감독의 말처럼 한일전은 특별하다. 그만큼 다양한 변수가 존재해 어떤 결과가 연출될지 장담 못한다. 당장 한국은 공격의 축인 황희찬(20·잘츠부르크)이 급작스러운 소속팀 차출로 결승전을 뛸 수 없게 됐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5경기 동안 12골을 넣었고 2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한국은 12득점과 3실점이다. 팀 득점 공동1위에 최소 실점 각 1,2위로 수치상 박빙이다. 경기 내용적으로도 닮은꼴이다. 스페인식 빠른 패스를 주고받으며 중앙을 장악하고 점유율을 높여가는 축구를 지향한다.
비슷한 팀 컬러끼리의 대결에선 결국 체력과 정신력이 승부를 좌우할 요소다. 강한 압박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체력과 투지, 이를 뒷받침할 정신무장이 가장 중요해지는 까닭이다. 신 감독은 "선수단의 정신력을 강하게 하려고 한다. 한일전에선 각오가 필요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선수시절 일본에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무조건 이긴다는 정신으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신태용호가 경계해야 될 부분은 일본식의 '토탈 사커'다. 일본은 특정 골잡이에게 기대지 않고 선수 전원이 득점 능력을 갖췄다는 게 장점이다. 무려 9명이 12골을 합작했다. 비결은 강하고 정교한 킥으로 대부분이 뛰어난 중거리슛 능력을 과시했다.
신태용호는 변화무쌍한 전술로 기선을 제압한다. 황희찬이 갑자기 빠져 변수지만 권창훈(22·수원)-문창진(23·포항)-류승우(23·레버쿠젠)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여전히 위력적이다. 수비 뒷공간을 침투해 들어가는 유기적인 플레이가 일본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즉 전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삼각편대의 활약이 일본축구를 깰 실마리로 보인다.
신 감독은 "운이 좋은 것 같다"고 겸손하면서도 "선수들이 '감독님 전술이 이겼다'고 할 때 기분 좋았다. 준비된 자만이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준비돼 있기 때문에 운도 따르는 것"이라고 필승을 다짐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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