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46. 네 살 웰시코기 믹스 코기
코기(4세·수컷)는 다른 개 두 마리와 함께 살았습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코기는 혼종견이라는 이유로 집 밖에서, 다른 두 마리는 푸들이라는 품종견이기 때문에 실내에서 살았던 겁니다.
코기를 키우던 주인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됐는데 이 개는 털이 빠지는 혼종견이라 절대 데리고 갈 수 없다”며 이태원의 유기동물 가족 찾기 행사장에 코기를 버리고 갔습니다. 무려 3년이나 함께 살았는 데 말이죠. 봉사자들은 행사장에서 코기를 받아주지 않으면 길거리에 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코기를 데리고 왔습니다.
건강 검진을 해보니 코기는 개에게 치명적인 심장사상충 질병에 걸려 있었습니다. 현재는 치료가 된 상태이지만 얼마나 관리를 받지 못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죠.
차별이 몸에 배어서 일까요. 코기는 성질을 내거나 애교를 부리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을 때가 가장 많습니다.
실내에서 살던 다른 두 마리처럼 예쁨 받기 위해 주인에게 조용히 순종하며 지낸 영향이 있는 것 같다는 게 봉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가만히 있는 행동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애교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코기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에서 다른 두 마리의 개와 얼마나 놀고 싶었을까요.
코기는 웰시코기와 섞인 혼종견입니다. 외모덕분에 코기라는 새 이름으로 불리게 됐어요. 몸무게도 8㎏으로 실내에서 생활하기 크지 않아요. 하지만 코기는 다른 개보다는 사람들의 손길을 더 그리워합니다. 다른 개들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자신을 귀찮게 하는 개들에게는 단호하게 응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코기만을 입양할 가족이면 좋겠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애교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코기에게 따뜻한 애정으로 함께 해줄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입양문의: 이태원 유기동물 행복찾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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