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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이나 함께 살았는데… 아파트로 간다고 버려진 개

입력
2016.01.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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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46. 네 살 웰시코기 믹스 코기

웰시코기를 닮은 코기는 유기견 가족찾기 행사장에 나와도 대부분의 시간동안 가만히 앉아 있는다. 이태원 유행사 제공
웰시코기를 닮은 코기는 유기견 가족찾기 행사장에 나와도 대부분의 시간동안 가만히 앉아 있는다. 이태원 유행사 제공

코기(4세·수컷)는 다른 개 두 마리와 함께 살았습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코기는 혼종견이라는 이유로 집 밖에서, 다른 두 마리는 푸들이라는 품종견이기 때문에 실내에서 살았던 겁니다.

코기를 키우던 주인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됐는데 이 개는 털이 빠지는 혼종견이라 절대 데리고 갈 수 없다”며 이태원의 유기동물 가족 찾기 행사장에 코기를 버리고 갔습니다. 무려 3년이나 함께 살았는 데 말이죠. 봉사자들은 행사장에서 코기를 받아주지 않으면 길거리에 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코기를 데리고 왔습니다.

건강 검진을 해보니 코기는 개에게 치명적인 심장사상충 질병에 걸려 있었습니다. 현재는 치료가 된 상태이지만 얼마나 관리를 받지 못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죠.

차별이 몸에 배어서 일까요. 코기는 성질을 내거나 애교를 부리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을 때가 가장 많습니다.

실내에서 살던 다른 두 마리처럼 예쁨 받기 위해 주인에게 조용히 순종하며 지낸 영향이 있는 것 같다는 게 봉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가만히 있는 행동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애교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코기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에서 다른 두 마리의 개와 얼마나 놀고 싶었을까요.

혼종견이라는 이유로 아파트로 이사가는 주인에게 버려진 코기. 이태원 유행사 제공
혼종견이라는 이유로 아파트로 이사가는 주인에게 버려진 코기. 이태원 유행사 제공

코기는 웰시코기와 섞인 혼종견입니다. 외모덕분에 코기라는 새 이름으로 불리게 됐어요. 몸무게도 8㎏으로 실내에서 생활하기 크지 않아요. 하지만 코기는 다른 개보다는 사람들의 손길을 더 그리워합니다. 다른 개들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자신을 귀찮게 하는 개들에게는 단호하게 응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코기만을 입양할 가족이면 좋겠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애교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코기에게 따뜻한 애정으로 함께 해줄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입양문의: 이태원 유기동물 행복찾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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