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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기업 제재 카드 만지작… 한일도 독자 제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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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기업 제재 카드 만지작… 한일도 독자 제재 검토

입력
2016.01.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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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미온적 태도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수위가 낮아질 경우에 대비해 독자 제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특히 이는 북한 뿐만 아니라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과 은행 제재까지도 염두에 둔 것이어서 미국이 중국과의 대북 협상에서 압박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에 계류 중인 대북제재법은 최근 하원을 통과한 대북제재강화법안(HR 757)에다 상원에 상정된 법안 2개(S1747, S2144) 등 모두 3개다. 지난 12일 하원을 통과한 대북제재강화법안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관련된 활동, 무기 관련 물품 제조ㆍ보관이나 사치품목의 수출입, 인권침해와 검열, 위조나 돈세탁 같은 불법 행위에 연루된 개인이나 단체를 강력 제재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제재 대상으로 지목된 개인이나 단체와 거래를 하거나 후원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대통령 재량권으로 제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으로 북한의 특정 개인이나 기업이 제재 대상으로 지목되면 이와 거래하는 중국 기업이나 은행도 미 행정부의 의지에 따라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다.

상원에 계류중인 S2114는 더욱 강경한 요소를 담고 있다. HR757의 의무적 제재 대상이 주로 북한 무기 거래, 불법 행위, 인권 침해 등에 관련됐다면 이 법안은 무기와 상관 없는 북한 광물 및 금속 거래까지 의무적인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북한의 무연탄을 수입하는 중국 기업은 즉각 제재를 받게 된다. S2114는 지난해 10월 3명의 공화당 상원 의원이 발의했다가 북한의 4차 핵실험 후에 10여명의 의원들이 추가 발의자로 참여했다. 미 의회는 하원과 상원의 세 법안 내용을 절충해 가결한 뒤 새 법안을 백악관으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 의회의 이번 대북제재강화 법안의 칼 끝은 결국 중국을 겨누고 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관측이다. 북한의 무기 거래나 돈세탁 등의 불법 행위 제재는 이미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어 새로운 제재 효과는 중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의 발효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 기업 제재에 나설 경우 중국 역시 보복 조치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커 미국 기업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을 쉽게 꺼내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대북 제재 협상 과정에서 ‘세컨더리 보이콧’을 놓고 ‘치킨 게임’ 양상을 벌여 동북아의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유엔 안보리 제재와 별도로 북한의 금융자산동결 대상 확대, 북한 방문자의 일본 입국 금지 등의 독자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적용해 북한 원자력 총국 등 20개 단체와 개인 12명에 대해 일본 내 자산동결 조치를 내리고 있는데 여기에 단체와 개인을 추가해 북한의 자금줄을 막겠다는 것이다.

5ㆍ24 조치 등으로 대북제재를 강화해온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 카드로는 남북ㆍ러시아 협력사업인 나진ㆍ하산 물류 프로젝트 중단과 개성공단 폐쇄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이 독자제재 조치를 강화하면 우리 정부도 이에 발맞춰 두 경협 사업을 중단해 대북 봉쇄조치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송용창 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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