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지 종목 봅슬레이의 개척자인 강광배(43ㆍ사진) 한국체대 교수가 검찰 수사 끝에 비리 의혹을 벗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석우)는 공갈과 강요, 업무상 횡령, 보조금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았던 강 교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강 교수가 2008~2010년 국가대표 봅슬레이팀 감독을 맡을 당시 부정을 저질렀다는 체육계 제보로 수사에 착수해 지난해 6월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강 교수는 2008년 7월 강원도체육회로부터 봅슬레이 구입 대금으로 지원받은 돈 가운데 3,4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검찰 조사결과 강 교수는 봅슬레이 구매대금 일부를 제작사로부터 돌려 받았지만 곧바로 봅슬레이 부품을 추가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다.
2009~2010년 후배 코치들의 수당 7,000여만원을 가로챘다는 의혹에 대해선 선수단 동의 하에 코치수당 일부를 외국인 용병선수 급여나 물리치료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혐의를 벗었다. 2010년 강 교수 어머니 소유 펜션을 합숙소로 사용하며 선수들에게 잡일을 시켰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강 교수가 2008~2009년 코치들과 함께 찍은 광고 촬영료와 대한봅슬레이ㆍ스켈레톤 연맹으로부터 받은 지원금 5,000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강 교수가 이 돈을 자신의 은행계좌에 넣어 사용한 것은 맞지만, 평소 사비를 보태 훈련장비를 구입해 연맹에 기증하고 자신의 신용카드로 훈련비 등 대표팀의 각종 비용을 충당했던 점이 참작됐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는 있지만 범행 동기 등을 감안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이다.
강 교수는 2008년 국제대회에서 다른 대표팀의 봅슬레이를 빌려 감독 겸 선수로 출전해 주목을 받았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선 19위를 기록해 이름을 알렸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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