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도저히 못 견뎌…” 脫서울 18년 만에 최대
작년 13만7000명 서울 떠나… 10명 중 6명 경기로 이전
지난해 서울 사람들이 집을 찾아 대거 경기도로 떠났고, 대전 사람들은 주로 세종시로 보금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5년 국내인구 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는 곳을 옮긴 인구는 총 775만5,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5.2%에 달했다. 이동자 수는 2014년보다 12만6,000명(1.7%) 늘었고, 인구이동률은 0.2%포인트 증가했다.
사람이 가장 많이 줄어든 광역자치단체는 서울(13만7,000명)이었고, 대전(2만1,000명)과 부산(1만4,000명)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 서울 인구 순유출 규모는 1997년(17만8,000명) 이후 18년 만에 최대 규모다. 가장 큰 이유는 집값과 전셋값 때문이다.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빚을 내서라도 집을 마련하겠다는 이들이 늘어났지만, 서울지역의 높은 집값 때문에 ‘탈(脫) 서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서울을 등진 사람의 10명 중 6명(60.2%)은 상대적으로 집값이나 전셋값이 낮은 경기로 향했다. 인천으로 간 이들이 7.5%, 강원을 택한 이들이 3.8%였다. 이 영향으로 경기의 지난해 주택매매 거래량은 2014년에 비해 24.1% 급증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서울 인구가 경기지역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경기지역 주택 매매거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사는 곳을 옮긴 이유를 분석해 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경기로 이동한 순유입 인구는 9만4,800명인데, 이중 전입신고 당시 주택 문제 때문에 옮겼다고 답한 사람이 7만4,000명(78.1%)이나 됐다. 서울을 나간 인구 중 주택 때문에 떠났다고 응답한 이들의 구성비도 61.8%에 이르렀다.
세종은 수도권이 아닌 충청권 인구의 블랙홀이라는 사실도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대전을 떠난 이들은 주로 세종(25.4%), 충남(15.4%), 경기(15.1%)를 선택했다. 세종으로 유입된 인구의 출신지를 보면 대전(36.8%), 경기(13.8%), 충북(12.9%) 순으로 집계됐다. 세종은 지난해에만 5만3,000명(29.0%)의 인구가 늘었다. 세종시 건설 초기보다 개선된 교통과 각종 편의시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가, 비교적 유망한 집값 전망 등이 주변 인구를 흡수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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