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방 수입ㆍ판매업체 입사 후 7개월간 물품 3억원 어치를 빼돌려 내다 판 간 큰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업체 물류창고에 보관 중이던 시가 3억3,0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 180여 개를 훔쳐 판 혐의(상습절도)로 직원 김모(31)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P 명품가방 수입ㆍ판매업체에 입사한 지 10일 만인 지난해 6월 초부터 서울 서초동 회사 물류창고에서 가방을 훔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 아이디로 전산 재고 관리 시스템에 접근, 재고 현황을 조작한 뒤 퀵서비스로 물건을 빼돌리는 수법이었다. 당시 창고에는 폐쇄회로(CC)TV도 촬영되고 있었지만 그는 가방을 박스나 비닐봉투에 담은 뒤 쓰레기를 버리는 것처럼 위장했다. 김씨는 이런 수법으로 같은 해 12월까지 54차례에 걸쳐 가방을 훔쳐 9,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훔친 물건을 ‘재고를 싸게 판다’며 중고명품업자에게 넘겼다. 실제 김씨는 300만원에 판매 예정인 수입원가 150만원인 가방을 80만원에 중고명품업체에 넘겼고, 업체는 이를 100만원에 되팔았다. 그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명품 병행수입업체에 근무해 업계의 생리를 잘 알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범행은 지난해 12월 그가 퇴사한 뒤 실시된 회사 정기 재무조사에서 물건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된 업체 대표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김씨는 돈을 외제차 구입과 도박자금 등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입사 열흘 만에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볼 때 가방을 훔칠 목적으로 취업했을 수 있다”며 “추가 범행 등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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