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란
눈썹달이
나뭇가지 끝에서
작은 새가 되어 날아간다.
어제 핀 꽃이
오늘 핀 꽃에게
부드러운 혀끝을 오무린다
산다화 냄새가
쎄하니
코끝에 와서 간지린다
안 되요 안 되요
바람이
보리밭 속으로 숨는다
숨겨 놓은
오렌지를 훔치는
아도니스의 하얀 손
어둠은 살랑
눈썹달 끝에서
미약을 흘린다.
<시인 소개> 1935년 전남 화순 출생으로 지난해 9월25일 별세했다. 조선대 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전남문학상(79) 요산문학상(85) 문학춘추사 한림문학상(01) 낙동강문학상(10) 등을 수상했고 대표작으로 '직녀에게', '땅의 연가', '바람의 노래' 등이 있다.
<해설> 성군경
1월은 첫사랑 계절.
새해 첫 달엔 눈썹 달이 작은 새 되고,
어제 꽃이 오늘 꽃에게 오므리는 것을
굳이 알려 하지 말자. 하루하루 그저 일어나는 대로
그대로 두면 꽃 향기 풍미하는 축제가 열리고
어둠마저 강정제가 된다. 그러면 아도니스(미소년)가
꼭꼭 닫힌 우리네 가슴을 살짝이 열어젖히고
싱그러운 첫 사랑의 맨 얼굴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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