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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도 빠진 불법 도박사이트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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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도 빠진 불법 도박사이트의 ‘유혹’

입력
2016.01.2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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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게티이미지
구글 게티이미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매점을 운영하던 한모(43)씨는 지난 2014년 10월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수술과 항암치료 등이 이어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내와도 헤어졌다.

질병과 이혼 등으로 힘들어하던 한씨를 아예 벼랑 끝으로 내몬 건 불법 도박사이트였다. 집 근처 피시(PC)방을 찾아 우연히 접속한 사이트에서 처음 몇 차례 돈을 딴 게 문제였다. 마땅한 수입원이 없던 한씨가 경제적 보탬이 되겠다는 착각을 한 것이다. 예상대로 이기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돈을 탕진하기 시작했고 본전 생각에 누나와 동생, 매형, 친구들에게까지 손을 벌려 도박판에 쏟아 부었다. 한씨가 지난해 4~5월 두 달간 잃은 돈만 7,000만원에 달했다.

검찰에 붙잡혀 벌금까지 내게 된 한씨는 “미련한 생각에 빚만 지게 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수원지검 강력부(부장 강종헌)는 수백억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 운영한 혐의(도박공간개설 등)로 운영자 박모(41)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사이트에 접속, 1억 원 이상의 판돈을 걸어 도박을 한 혐의(도박)로 한씨 등 7명도 벌금 200만∼3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박씨 등은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중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판돈의 4.3∼4.5%씩 모두 19억여 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혐의다.

이들의 사이트에서 이뤄진 도박 규모만 442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판돈을 이체 받는 대포통장 모집책의 제보로 수사에 착수, 계좌 거래내역 분석 끝에 박씨 등을 붙잡았다.

검찰은 도주한 운영자 배모(45)씨 등 2명을 지명수배해 뒤를 쫓는 한편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을 추적 중이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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