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했던 팬택과 싸이월드가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청산 위기에 놓였던 팬택은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 인수 이후 국내 중저가폰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며, 싸이월드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자금유치를 통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 팬택, OS 지원 시작…스마트폰 출시 준비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에 인수된 팬택은 올 들어 본격적인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
팬택은 한때 연매출 3조원의 중견기업으로 몸집을 키우며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3대 제조사로 명성을 떨쳤었다. 그러나 2차 워크아웃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사업을 접어야 했다. 세 차례 매각 시도 역시 물거품으로 돌아가며 청산의 기로에 놓였지만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에 인수되며 한 줄기 빛을 찾았다.
▲ 베가 시크릿 업 소개 이미지. 팬택 홈페이지 캡쳐
이후 사업을 재정비한 팬택은 먼저 기존 출시된 제품들을 대상으로 안드로이드 최신 운영체제인 6.0 마시멜로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이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사후지원이 끊겼던 이용자들에 대한 보답인 것이다.
실제로 팬택은 최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업그레이드 대상 및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마시멜로 OS를 준비중"이라고 밝혀 스마트폰 사업 재개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자 업계에서는 팬택이 마시멜로 기반의 신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팬택은 최근 2016년 경영방향성 설명회를 열고 올해 중저가 시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SK텔레콤 전용폰이 팬택의 재기작으로 유력한 상황이다. 앞서 SK텔레콤은 TG앤컴퍼니의 '루나'와 알카텔원터치의 '쏠'로 중저가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켜 팬택과의 의기투합설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단말기 성능 테스트 사이트 GFX벤치에 팬택 단말기로 추정되는 'V950'이라는 모델명이 등장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이트에 올라온 단말기 스펙표를 보면 5인치 HD 디스플레이와 옥타코어 프로세서, 1,2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 등 중저가폰 수준의 사양이다.
일각에서는 팬택이 사업을 잠정 중단하면서 발표하지 못한 베가 시크릿노트2의 기본 틀을 유지한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매각 직전까지 현대카드와 협업해 출시하려고 했던 '브루클린 프로젝트'가 재가동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될 만큼 팬택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모습이다.
▲ 팬택 제공
IT업계의 관계자는 "앞서 새롭게 재정비된 팬택은 본래 인도 등 신흥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OS 지원부터 순차적인 서비스를 재개하는 것으로 보아 국내 중저가폰 경쟁에 합류할 것이 유력하다"며 "팬택이 시장에 다시 합류할 경우 중국산 자급제폰에 쏠린 관심을 환기시키는 등 시장의 판도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 싸이월드, 크라우드펀딩으로 재기 노려
싸이월드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다시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크라우드펀딩은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은다'는 뜻으로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 싸이월드의 크라우드펀딩 주주 모집글. 싸이월드 홈페이지 캡쳐
앞서 싸이월드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분리된 이후 존폐 위기를 겪었다. 이후 일부 직원들이 나서 출자형 회사로 탈바꿈 했고 현재 20여명의 직원들이 남아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 싸이월드 직원들. 싸이월드 홈페이지 캡쳐
이후 싸이월드는 지난해 9월 방명록, 일촌평, 쪽지 등 기존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폐지설이 나돌기도 했다. 결국 싸이월드는 기존 데이터 백업센터를 열고 같은 달 30일까지 사진 및 기존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도록 했고 기존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싸이 블로그를 결합한 팝업창 형태의 싸이홈을 운영하는 수순을 밟는다. 절대로 서비스 운영을 폐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결국 싸이월드는 증권형(지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제도를 통해 부활을 모색하게 됐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와디즈를 통해 5억원을 목표로 자금 모집에 나선 것. 투자자는 참여 액수만큼 싸이월드의 비상장 주식을 받게 된다.
25일부터 시작된 크라우딩펀딩을 통해 싸이월드는 첫 날 400만원을 모았다. 싸이월드의 기업가치는 약 50억원으로 주당가격은 2,000원, 최소투자가능 단위를 5주로 잡아 1만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다. 현재 33일간 5억원의 자금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 싸이홈 업데이트 이미지. 싸이월드 홈페이지 캡쳐
이를 통해 싸이월드는 싸이홈을 모바일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 '나'만의 공간으로 꾸미는 대신 미니홈피의 주 기능이었던 폴더 기능과 배경음악(BGM)을 추가한다. 그룹별 공유 기능과 개인별 데이터를 활용한 'e-book' 자서전 등 다양한 신규 콘텐츠를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향후 사물인터넷(IoT) 관련 콘텐츠를 추가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개인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계획이다.
채성오 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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