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재편의 키를 쥐고 있던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이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과 통합을 결정했다. 안 의원과 천 의원이 손을 잡으면서 야권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양강 구도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천 의원과 안 의원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회의 측 천정배 창당준비위원장과 국민의당 윤여준·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통합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당 이름을 국민의당으로 정하고, 중앙당 창당도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천 의원과 안 의원의 통합은 호남 정치권 개편의 신호탄으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천 의원이 그 동안 ‘뉴DJ론’을 펼치며 호남 현역 물갈이를 야권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외친 점을 고려하면, 안 의원이 천 의원에게 호남 공천의 전권을 부여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천 의원은 이날 “호남 지역 공천은 새로운 분들이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절차와 제도를 마련하는데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기로 상호 간 의견이 합치됐다”고 밝혔다.
호남 맹주 자리를 다시 내줄 위기에 놓인 더민주는 전격적으로 정의당과의 연대를 발표, 맞불을 놓았다. 문재인 더불어 대표는 이날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회동을 갖고 “(심 대표가 제안한) 범야권전략협의체 구성에 적극 공감한다”면서 “(당 대표 사퇴 후에도)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과 후속 논의가 이어지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당 중심의 호남 지역 정치 변동에 맞서, 전국적 규모의 정책 연대로 제1 야당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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