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몇 개 들어와서 꾸민다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떠났던 인재들이 함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상당히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만들어진 그 도시를 한 번 보고 싶습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2006년 2월 21일 혁신도시 건설보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친노 인사들이 국가균형발전의 심장인 세종시에 대거 집결한다. 지역 정치권에선 4ㆍ13 총선을 2개월여 앞두고 야권 및 진보 인사들이 세종에서 모인다는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노무현재단 등에 따르면 오는 2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 4층 국제회의장에서 고 노 전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 선언 12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는 ‘골고루 잘 사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참여정부의 대표 정책인 국가균형발전 현실을 살펴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정당 대표,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원순 서울시장과 최문순 강원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이춘희 세종시장 등 광역단체장이 참석한다. 이민원 전 참여정부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균형발전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박원순 시장과 안희정 지사, 최문순 지사, 이춘희 시장이 첫 세션에서 격의 없는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이어 ‘혁신과 분산의 균형발전’, ‘상생과 분권의 균형발전’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기념식은 매년 열리는 행사지만, 총선을 목전에 두고 故 노 전 대통령의 상징인 세종시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지역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안철수 발 분열로 열세에 놓인 더민주 입장에선 이날 행사 자체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세종시 사수와 총선 승리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민주당은 내심 이번 행사가 어느 때보다 반가운 분위기다. 지난해 대전에서 열렸지만 올해 세종시에서 열려 더 그렇다. 지역 더민주당 한 관계자는 “친노 인사들이 세종시에 모이는 것 자체로 지역 친노와 진보에게 힘이 될 것”이라며 “다만 문 대표 성격 상 기념식에서 심 대표와 따로 만나 야권 연대 등 논의를 하더라도 발표나 언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껄끄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역 새누리당 한 인사는 “매년 하는 행사지만 공교롭게 세종시에서 이런 시기에 열려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며 “행사 취지와 어긋난 언행이나 일이 생긴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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