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참의원선거를 치르는 올해 연초부터 주요관문을 통과하며 순항하고 있다. 7월 참의원선거 전초전인 3개 선거 중 첫 장애물을 돌파하고, 내각지지율은 50%선에 근접하고 있다.
24일 오키나와(沖?)현 기노완(宜野灣)시 시장 선거에선 연립여당이 지원한 사키마 아쓰시(佐喜?淳ㆍ51) 현 시장이 야권 단일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독자민족성을 강조하며 미군기지 이전정책에서 대립해온 오나카 다케시(翁長雄志) 오키나와현 지사 측과의 ‘대리전’을 승리로 장식한 것이다.
당초 선거 전망은 밝지 않았다. 2014년 1월 후텐마 미군비행장 이전 예정지(헤노코 연안)가 있는 나고시 시장선거, 11월 오키나와현 지사선거, 12월 중의원선거에서 기지 현내 이전 반대파들에게 3연패했기 때문이다. 기노완시장 선거까지 패배했다면 향후 미군기지 이전 로드맵 자체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었지만 서전(緖戰)을 승리로 장식함으로써 오키나와의 근심은 일단 덜게 됐다.
특히 이번 선거는 참의원선거를 향한 정권의 기세를 가늠하는 척도로 지목돼왔다. 때문에 아베 정권에게 중요한 향후 4월 중의원 홋카이도(北海道) 5구 보궐선거, 6월 오키나와현 의회 선거에서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은 24일 밤 “여름 총선의 전초전에서 승리한 기세를 강하게 밀고 나갈 것”이라며 고무됐다.
더욱이 아베 총리는 측근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생담당장관의 1,200억엔 불법정치자금 의혹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50%선에 근접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2~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의 지지율은 47%를 기록했다. ‘아마리 스캔들’ 이후 조사였지만 부정적 영향은 미미했던 셈이다. 참의원선거에 투표할 정당을 묻는 질문에는 자민당(36%)이 민주당(9%)을 압도했다.
이에 따라 아베 정권의 향후 순항의 변수는 경제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초부터 이어지는 주가하락이 복병이다. 엔화약세와 주가상승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을 무기로 버텨온 아베 정권에게 주가하락은 근본적인 신뢰를 뒤흔들 요인이다. 닛케이 여론조사에서도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부정 의견이 42%로 긍정 의견(37%)보다 많았다.
때문에 여권에선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주가하락이 더 진행되면 기업의 실적하락 우려도 강해진다. 아베 총리가 생각하는 임금인상 및 고용증가 기대감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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