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 숲 모기에 의해 감염되며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 지카 숲의 붉은털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2007년까지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14건에 불과하지만 이후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발병 사례가 늘었다.
감염 초기에는 열이 나고 눈에 통증과 염증이 생긴다. 발진과 함께 손과 발이 붓거나 일부 토하기도 한다. 사람 간 전염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헌혈과 성관계로 전염된 경우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아직 감염에 따른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신생아 소두증(Microcephaly) 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소두증 신생아는 임신 중이나 출산 직후 사망하는 경우가 많고, 생존하더라도 정신지체, 뇌성 마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머리 둘레가 32㎝ 이하인 상태로 태어난 신생아를 소두증 환자로 간주한다. 정상아의 머리 둘레는 34∼37㎝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성인은 단순 발열과 발진 뒤 대개 1주일 안에 회복된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된 후 전신마비를 유발하는 ‘길랭-바레(Guillain-Barre) 증후군’ 환자가 급증해 당국이 바이러스와의 관련성을 의심하고 있다. 브라질의 요청을 받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카 바이러스와 증후군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미 CDC는 최근 브라질 등 중남미를 여행한 임신부 중 여행 전후 발열과 염증을 일으킨 경우 지카 바이러스를 의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성인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더라도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중남미를 다녀온 모든 임신부가 소두증 진단을 위해 초음파 스캐너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게 CDC의 지침이다. 문제는 초음파 스캐너도 임신 28주까지 소두증을 진단하기 불가능하다는 점. 몇몇 미국 제약회사들이 지카 바이러스의 빠른 진단을 가능케 하는 장비를 개발 중이지만 상용화까지는 요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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