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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업시장 키워드는…가성비ㆍ복고ㆍ1인가구

입력
2016.01.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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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창업시장 기상도는 잔뜩 흐렸다. 경기불황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 악재까지 겹치며 전 업종이 불황을 겪었다. 올해도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올해 창업을 계획한다면 더욱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소상공인 창업자 10명 가운데 4명이 1년 안에 폐업하는 것이 현실이다.

● 국내외 경제 불안…올해 창업시장 먹구름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올해 창업시장은 안정성이 화두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총선이나 대선이 있는 해에 창업시장은 이른바 '선거특수'라는 경기호재를 등에 업고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총선이 예정돼 있지만 국제유가 하락, 중국의 성장둔화 등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안 속에서 '선거특수'라는 장미빛 전망이 불투명하다. 특히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 고용시장 불안정 등 각종 국내의 사회적 문제들 역시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도 창업시장에는 악재다. 결국 올해는 그 어느 해 보다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소비트랜드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수익을 더욱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창업시장에서는 가성비(가격 대비 만족도)ㆍ1인 가구ㆍ복고ㆍ집단소비 등이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 위축으로 인한 합리적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업종이 주목 받을 전망이다.

실제로 가성비를 따지는 트렌드는 생활경제 전반에서 감지되고 있다. 중고용품 거래가 증가하고 저가형 가전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등 실속형 소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저가형할인업종, 구제상품점, 의류수선업, 창고형할인점 등 이른 바 '경기불황형' 업종이나 제조원가나 유통단계를 줄여 가격 거품을 없앤 '박리다매형' 업종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근 공동의 취미나 특기를 가진 집단이나 단체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식자재마트 등 이들의 소비를 유도하는 업종도 주목할 만하다.

이와 함께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1인 식당, 반찬전문점, 세탁전문점. 개인 취미나 특기 개발을 위한 여가산업 등도 안정적인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 또 최근 드라마 등에서 비롯된 '복고 열풍'에 어울리는 업종이나 중ㆍ장년층을 겨냥한 업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비교적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도 창업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건강이나 환경관련 업종, 화장품이나 액세서리 전문점, 학원 등 여성과 어린이를 타깃으로 하는 업종 등이 대표적이다.

● 창업자 10명 중 4명은 1년만에 폐업…사업계획ㆍ현장경험 필수

창업을 해서 성공하는 것은 만만하지 않은 일이다. 중소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창업한 소상공인의 40.2%는 1년 내에 폐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년째 폐업률은 53.7%, 3년째 62.0%, 4년째 66.6%, 5년째에 69.1%까지 치솟았다. 이들은 호황기에 월평균 2,688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698만원의 영업이익을 내지만 반대로 불황에는 월평균 매출액이 1,051만원으로 뚝 떨어지고 영업이익 역시 약 112만원으로 급감했다. 또 폐업하는 소상공인들은 평균 1,588만원의 빚을 떠 안는다.

올해 창업시장 역시 경기 불황으로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어느 때 보다 철저한 계획과 발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소장은 "업종에 대한 타당성 분석과 투자금액 회수전략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업종을 정했다면 반드시 관련 매장 등에서 2~3개월간 현장을 경험하고 점포를 선택할 때도 직접 현장을 확인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는 은행 등에서 조달하는 금융비용을 최소화하고 자기자본금 비율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추어탕 집으로 크게 성공한 조 모씨는 "음식점의 경우 그 집만의 독특한 서비스메뉴를 갖추고 특색 있는 후식 등 고객서비스가 필요하다"며 "금융비용이 많으면 이를 감당하느라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고객서비스까지 소홀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같은 이유로 창업 후 매출이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여유자금도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한다"고 조 씨는 덧붙였다.

이 외에 장사 성패의 60~70%는 입지가 좌우하는 만큼 점포가 들어설 곳의 유동인구, 경쟁업소 등에 대한 파악 역시 치밀해야 하고, 음식점의 경우 무조건 작은 크기의 매장보다는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한 크기의 매장을 선택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 씨는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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