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총파업 선포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23일 서울광장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은 22일 정부가 발표한 '현저한 저성과자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양대 지침 최종안에 반발해 무기한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저성과자 해고ㆍ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행정지침을 발표한 가운데 민주노총이 무기한 총파업을 공식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22일 정부의 행정지침이 발표되자 비상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25일 정오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지침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노정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전국 조직 확대간부와 수도권 조합원 5,000명(경찰 추산 3,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파업 선포대회를 열고 정부의 행정지침 발표는 ‘일방적 행정독재이자 노동재앙’이라고 규탄했다.

이날 영하 10도의 한파와 칼바람을 뚫고 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노동자 피해 당사자와 어떤 사회적 논의와 합의도 없는 발표는 무효”라며 “일방적인 정부지침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제 위기의 책임은 정부와 재벌에게 있는데 고통을 서민들에게 떠넘기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모니카 캠펠러 국제통합제조산별노련(IndustriALL) 사무부총장도 참석해 “한파보다 더 추운 것은 한국 정부가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 때문”이라며 국제적 차원의 연대를 약속했다. 옛 인권위원회 광고탑 위에서 227일째 농성 중인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최정명씨는 화면을 통해 “모두 죽기를 각오하고 반드시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최씨는 이날 서울광장을 내려다보며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주먹을 쥐고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은 총파업 지침을 모든 가맹ㆍ산하 조직에 전달해 25일 각 지역본부가 지역별로 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이 끝날 때까지 매일 집회를 열도록 했다. 29일과 30일에는 서울 도심에서 산하조직과 단위 사업장이 참가하는 집중 집회를 열 계획이다. 30일 이후에도 전면 총파업 기조를 유지하되, 투쟁 방침은 29일 중앙집중회의를 열어 논의할 예정이다. 또 이기권 노동부 장관이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고 조만간 이 장관에 대한 고발과 해임건의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국노총은 당장 총파업에 동참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행정지침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심화할 경우 민주노총과 공동 대응 여부도 배제할 수 없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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