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례로 설명한 해고 지침

22일 오후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비상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최종진(오른쪽) 수석부위원장이 정부의 기습적인 양대 지침 발표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고용노동부가 22일 발표한 ‘공정인사 지침’(일반해고 지침)은 저성과자의 일반해고 가능 여부를 법원 판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지침을 설명하는 가이드북은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가 인정되기 위한 절차를 명시했다. ▦객관적인 기준의 업무평가 ▦저성과자에 대한 교육 훈련 및 직무 전환 배치 ▦개선의 여지가 없고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만 해고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부당해고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지속적 성과관리ㆍ노조합의하면 해고 가능

우선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과관리를 했음에도 업무능력 향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고가 인정됐다. 공공기관 부서장으로 근무했던 A씨는 2004년 회사가 다면평가제도를 도입한 뒤 4년 뒤인 2008년 평가에서 94명 중 93명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고 보직대기 명령을 받았다. A씨는 저성과자로 분류돼 역량강화교육을 받았지만 이를 제대로 수료하지 못했다. 게다가 2년 연속 평가 하위 3%에 해당되면서 결국 직권 면직됐다. 이에 대해 2012년 법원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과관리를 통해 대상자를 가리고, 취업규칙에 따라 평가제도를 구체적으로 투명하게 운영했다며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업무능력의 개선 여지가 없다는 이유로 해고가 인정된 경우도 있다. 공공기관 소속 예술단원 B씨는 소속 예술단의 외부전문가 근무평정(평가)에서 기량 미달 기준인 70점 이하를 받았고 1차 경고조치 됐다. 조치 이후 3개월 이내에 이뤄진 다른 전문가들의 재평가에서도 다시 기준치 이하를 받으면서 근로계약이 해지됐다. 2013년 법원은 각 평가 별로 평가자가 중복되지 않았고, 평가 방법을 노조와 합의해 미리 공지했기 때문에 객관성이 인정된다며 C씨의 해고를 인정했다.

상대평가 최하위 등급 이유로만 해고되지 않아

업무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고 무작정 정당한 해고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평가방식이 공정하지 않으면 부당해고가 된다. 유통업체 관리자 C씨는 2002년 7,8,9월 실적평가에서 잇따라 9명 중 7,8,9등으로 평가됐다. 회사는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고 근무 실적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C씨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고,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C씨는 3개월 뒤 면직처분됐다. 그러나 법원은 2003년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업무 능력이 부족했다고 보이지 않고, 평가 기준의 불공정 및 형평에도 어긋나 면직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경위서 등을 파악한 결과. C씨는 회사에 판매대금을 늦게 입금시키는 등 단순실수를 저질렀는데, 이를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업무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었다. C씨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근로자들은 아무런 징계조치를 받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됐다.

단순히 상대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해고사유는 되지 않았다. 건설업체에서 근무하는 D씨는 2002년부터 2년간 4회 연속 인사평가 최하위 등급을 받아 해직이 권고됐고 결국 면직처리됐다. 그러나 2006년 법원은 D씨의 해고를 인정하지 않았다. D씨가 개선을 위해 다른 업무에 종사하고 싶다고 했지만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가 직무배치 전환노력을 하지 않은 경우다. 정부도 일정 비율이 강제되는 상대평가 방식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저성과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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