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뛰는 것’은 많은 선수들의 목표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여러 부상에 발목이 잡혔던 강지광(26ㆍ넥센)에겐 조금 더 간절한 목표다. 강지광이 ‘건강한’ 시즌을 보내기 위해 더욱 굵은 땀을 쏟아내고 있다.
강지광은 넥센이 기대하는 거포 자원이지만 1군 무대에서 아직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준 것이 없다. 오히려 재활에 더 많은 시간을 들였다. 2009년 투수로 LG에 입단한 그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타자로 전향했다. 2013년 말엔 2차 드래프트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고, 이듬해 스프링캠프부터 파워 히터로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시범경기에서는 타율 0.294(34타수 10안타) 3홈런 5타점 3도루를 올리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부상의 그림자가 덮쳤다. 그 해 퓨처스(2군)리그 개막 후 두 경기 만에 손가락 부상을 당했고, 부상에서 복귀해 프로 데뷔 첫 1군 경기에 나섰던 그는 수비 중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지난해도 부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투수의 공에 손목을 맞았고, 4월에는 훈련 중 오른 무릎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 7월 그는 결국 오른 무릎 연골 수술을 받으며 시즌아웃 됐다. 하지만 부상에 신음했던 긴 시간들을 지나며 그는 더 단단해졌다.
강지광은 “다치고 나서 지난 2년 간 많은 생각을 했다. 야구 선수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부터 고민을 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많은 기대를 받았던 2년 전 스프링캠프 때부터의 기억을 반성하고 있다. 강지광은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을 많이 의식했다. 그런 것 때문에 더 욕심을 내다 보니 부상을 당했던 것 같다”며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평가가 궁금했다. 그땐 그게 내 모습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나에 대해서 생각을 더 많이 하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이제 주변의 평가보다 온전히 ‘자신의 야구’에만 집중 하기로 마음 먹었다. 눈 앞에 다가온 큰 기회에도 흔들림이 없어진 이유다. 넥센은 이번 겨울 홈런왕 박병호(미네소타)와 중심타자 유한준(kt)이 모두 빠져나가는 등 전력 공백이 컸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제2의 박재홍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강지광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혹독한 2년을 겪어온 강지광은 오로지 앞만 보고 간다. 강지광은 “지금도 주변에서 ‘좋은 기회다. 안 다치면 좋은 성적 낼 거다’면서 기대를 많이 하신다. 하지만 이제 그런 것에는 흔들리지 않는다. 어떻게 내 야구를 해야 하는지에 더 집중을 하려고 한다. 안 아프고 야구만 할 수 있다고 하면 2군에서 뛴다고 하더라도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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