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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좀 볼래? 배구 명가가 품은 천안 명물

입력
2016.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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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배구공 호두과자(오른쪽)와 몰리 쿠키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배구공 호두과자(오른쪽)와 몰리 쿠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홈구장인 천안 유관순체육관. 이곳 매대에 오른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의 모양이 독특하다. 깔끔하게 포장된 상자를 열자 호두 모양이 아닌 배구공 모양의 호두과자가 가득하다. 이 호두과자를 집어 든 관중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기발하다”며 흥미로워 했다. 함께 진열된 수제 쿠키도 어린이 관중들에게 인기가 높다. 쿠키에 구단 마스코트의 몰리의 익살스런 얼굴이 그려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현대캐피탈이 이번 시즌 들어 내놓은 ‘배구공 호두과자’와 ‘몰리 쿠키’에 대한 홈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해 12월 13일 홈에서 열린 대한항공전에서 처음 선보인 호두과자는 판매 첫날부터 준비해 놓은 50세트가 금세 동났다. 소량 제작으로 같은 크기의 일반 호두과자(약 5,000원)보다 비싼 8,000원에 팔리지만 관중들을 지갑을 여는 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몰리 쿠키 역시 8,000원으로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18일 아이들과 함께 유관순체육관을 찾은 김미선(39)씨는 배구공 호두과자에 대해 “천안의 명물을 상품화 한 아이디어도 좋지만 간편하고 포만감도 있어 경기장 간식으로 제격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직장인 고동현(32) 씨도 “보통 평일 경기의 경우 퇴근 후 곧바로 경기장을 찾는데, 허기를 달래기 좋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재구매 의사도 있다는 그는 “다만 호두과자의 속이 부실한 건 보완해야 할 것 같다”며 웃기도 했다.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를 구단 상품으로 개발하자는 아이디어는 2~3년 전부터 나왔지만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구단의 의지는 컸지만 수익성을 보장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스포츠 머천다이징 전문업체 DIF가 투자 제작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구단의 새 명물 ‘배구공 호두과자’가 드디어 빛을 본 순간이다.

상품 기획을 주도한 현대캐피탈 마케팅팀 오화원 대리는 “사실 두 가지 모두 만만찮은 시도였다”고 털어놨다. 호두과자 제작 틀을 만드는 데부터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었고,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기존 호두과자는 자동화 돼 있는 데 반해 배구공 호두과자의 실제 제작 과정이 상대적으로 번거롭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몰리 쿠키 역시 모든 과자를 수작업 해야 하는 수고가 따른다고 한다.

'배구공 호두과자'를 들고 웃고 있는 관중들.
'배구공 호두과자'를 들고 웃고 있는 관중들.

힘든 결단이었지만 효과는 컸다. 김성우 사무국장은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100~200만원 선에 그쳤던 머천다이징 상품 판매액이 호두과자 출시 직후 1,000만원에 육박했다”며 “정규시즌 6차례의 홈경기를 남긴 현재 작년 수익을 벌써 넘어선 점도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만년 2위 구단이란 인식에 갇혀 우승에만 목맸지만, 구단 방향이 성적보다 팀 컬러를 찾고 연고지와 가까워지는 쪽으로 설정되다 보니 사업 영역에 대한 고민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단의 노력에 천안시장과 시청 실무자들의 관심도 이어졌다. 자신감을 얻은 현대캐피탈은 다음 시즌엔 호두과자 판매 비중을 높이고 판매 부스를 지역 자선단체 등에 위탁해 사회공헌 활동으로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 국장은 “다음 시즌부턴 어떤 방식이든 식품 판매 수익을 지역 소외계층에 되돌리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안=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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