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경계에 서 있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시를 쓰면서 비로소 이런 저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혼자 방에 앉아 있을 때 곁을 지켜준 위태로운 문장들이 있습니다. 저도 위태로움이 기댈 수 있는 문장으로 존재하겠습니다. 형식에 갇히지 않고 저다운 태도를 만들겠습니다.”(시 부문 당선자 노국희)
“늦게 글쓰기를 시작한 저에게 다들 왜 쓰냐고 묻습니다. 그렇게 쓰는 것이 좋냐면서요.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창작의 고통이 큰 건 알지만 창작하지 않는 고통이 더 큰 걸 알기 때문에 쓴다고요. 이 상을 계기로 더 활발히 창작할 수 있게 돼서 기쁩니다.”(희곡 부문 당선자 이진원)
2016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은 5개 부문별 당선자인 노국희(38ㆍ시) 조선수(57ㆍ소설) 이진원(43ㆍ희곡) 심진규(40ㆍ동화) 안안미(31ㆍ동시)씨에게 각각 상금과 상패를 수여하고 작가로 새출발하는 이들을 축하했다.
소설가 이혜경씨는 심사위원을 대표한 축사에서 “이 자리에 계신 당선자들은 모두 갓난 아기 같은 심정일 것”이라며 “아기가 태어나 고개를 가누고 허리를 가누듯이, 자라는 과정에서 거치는 실수와 시행착오를 다 겪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학을 시작한 사람들이 쓸수록 어려워진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자기 검열이 점점 강해지기 때문인 것 같다”며 “실수를 두려워하기 보다 쓰는 기쁨을 새롭게 발견하고 자주 누리셨으면 한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당선자 중 최고령인 조선수씨는 “뒤늦게 등단을 했지만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만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시작이 늦었으니 늦게까지 쓰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충북 진천 옥동초등 교사 심진규씨는 최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며 “어제 자녀들과 함께 일본 대사관 앞에 다녀왔다”면서 “글만이 아닌 행동하는 삶을 사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목포시 유달초등 교사 안안미씨는 “영광스런 자리에 서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며 열심히 쓰는 동시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에는 시인 김소연 황인숙, 소설가 강영숙 이순원, 문학평론가 박혜경 유영진 조강석, 극작ㆍ연출가 장우재, 동화작가 유은실, 그림책작가 김장성씨와 수상자 가족ㆍ친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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