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더 많은 돈을 풀고, 추가로 위안화를 평가 절하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성장 둔화에 따른 자금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본격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 매체들은 중국 인민은행이 21일 시장에 공급한 4,000억위안(약 73조원)의 유동성과 3,525억위안(약 65조원)의 중기유동성을 포함, 이달 들어서만 1조3,525억위안(248조원)의 자금을 푼 것으로 분석했다. 시중에 돈줄이 빠르게 마르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분석되는 가운데 실제 1월은 중국에서 통상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달인데다 춘절(우리의 설)을 앞두고 현금 수요도 큰 시기다.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하고 부도 기업이 늘면서 돈이 돌지 않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문제는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도 자금 경색이 풀리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은행간 금리는 계속 상승 추세이다. 재신망은 “대형 은행들도 자금이 부족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1일에도 3.23% 하락했다.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금융권에서는 인민은행이 이르면 춘절 이전 기준금리나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를 내 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모두 세 차례나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동시 인하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위안화가 평가 절하될 것이란 전망도 적잖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달러당 6.5위안 안팎인 환율이 7.0위안 선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위안화가 평가 절하되면 중국 수출 기업들에게는 그 만큼 호재가 된다.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조기 집행하는 등 재정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21일 “공공 제품과 공공 서비스 공급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재정 투입도 크게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감세 조치도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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