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대에 이르지만 지역경제 기여 한계
부동산 분야에만 집중, 일회성에 그쳐
“신규 수요창출 사업에 투자 유도해야”
제주지역에 투자된 중국자본이 3조8,000억원에 이르고 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중국자본 투자가 부동산 분야에 집중되면서 제주의 지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고, 투자효과도 사업 초기 건설 및 개발 과정에서 이뤄지는 일회성 효과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발전연구원 고태호 책임연구원은 21일 발표한 정책이슈브리프 ‘제주지역 중국자본 투자현황 및 시사점’을 통해 이같이 지적하면서 제주지역 중국자본의 투자유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현재 제주지역내 50억원 이상 대규모 중국자본 투자사업은 총 14건이며, 금액은 3조7,965억원에 이르고 있다.
또 제주 내 외국인 투자기업 중 중국자본 투자기업은 절반이 넘는 111곳(63.0%)이며,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 임대업 43.0%, 음식ㆍ숙박업 22.8%, 도ㆍ소매업 14.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자본 투자가 부동산 기반 사업에 집중되면서 중국인의 제주토지 점유율이 증가하는 원인이 되고 있고, 이는 제주지역 지가 상승으로 이어져 중국 자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제주지역내 외국인 소유 토지는 총 2,108만7,234㎡이며, 중국인 소유 토지는 878만3,594㎡로 41.7%를 차지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전체 외국인 소유 토지의 67.7%인 7,995억원에 이른다.
또 중국자본의 대규모 투자사업에 따른 건설수요 증대 등의 영향으로 제주지역 경제규모는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건설업 특성상 사업 종료 이후 지속적인 파급효과가 발생하지는 일회성 효과 창출에 그치면서 지속적으로 지역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뿐만 아니라 숙박업 중심의 외국인 투자사업이 제주지역 숙박수요를 흡수하면서 관광객은 급증하고 있지만 기존 숙박업체들의 수익성은 떨어지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 연구원은 “중국자본의 관광개발 투자는 건설업과 관광산업의 성장을 유도하면서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유발하고 있지만, 효과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기존 관련 사업체와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한계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역경제적 측면에서는 중국자본 투자 방향을 기존 산업과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사업 분야가 아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으로 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