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크리스티안 벤테케(26)가 ‘또’ 득점에 실패했다. 6경기 째 무득점이다. 21일 영국 리버풀에서 펼쳐진 FA컵 3라운드 재경기 엑시터시티와의 경기에서 벤테케는 선발 출장했지만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팀은 3-0으로 승리했지만 벤테케는 끝내 골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 물론 조 알렌(26)의 골 장면에서 기여를 했고, 주앙 카를로스 테셰이라(23)의 골에 도움을 기록하긴 했지만 득점력이 요구되는 스트라이커로서의 벤테케는 여전히 의문 부호다. 리버풀 지역지 리버풀 에코는 벤테케에게 팀 내 최저 평점인 5점을 부여했다.
2012~13시즌부터 3시즌 동안 아스톤 빌라에서 89경기에 출전해 42골을 넣은 벤테케는 리버풀 전임 감독이었던 브랜던 로저스(43)에 의해 3,250만 파운드(약 593억 원)의 이적료에 리버풀로 입단했다. 원래 리버풀은 벤테케의 영입에 2,500만 파운드 이상 지출하지 않으려 했으나, 당시 공격진 재편의 절박함으로 인해 아스톤 빌라가 요구했던 이적료를 그대로 맞춰주었다. 리버풀 역대 이적료 2위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입단한 벤테케는 이안 러쉬(55), 로비 파울러(41), 페르난도 토레스(32)가 입었던 9번을 배번 받으며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전 시즌에 당한 부상 때문인지 벤테케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벤테케는 이번 시즌 리그 19경기 출전, 6골에 그치고 있다.
비단 골 수가 문제가 아니다. 벤테케는 팀 전술에 맞는 공격수로서의 움직임에서도 부진한 모습이다. 공격의 템포를 늦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고, 공중볼 경합에서 절대적이던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키퍼와 일 대일 상황에서도 골 결정력 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 원정 경기에서는 조 하트(29)의 선방에 막혔고, 레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는 빈 골대에마저 슈팅할 타이밍을 놓쳐버리는 어이없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선덜랜드 원정에서도 골키퍼와 일 대일 상황이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공을 차버렸다. 300만 파운드도 아닌, 3,000만 파운드가 넘는 돈을 들이고 데려온 공격수로서 실망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위르겐 클롭(49) 리버풀 감독은 벤테케를 옹호했다. 클롭은 “벤테케는 완성형 스트라이커다. 내가 독일에서 감독을 할 때 그를 영입하려고 하기까지 했다”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벤테케는 최근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 마저 위태로워보인다. 원래 포지션이 스트라이커가 아닌 선수에게마저 주전 자리를 빼앗기는 모양새다. 클롭 감독은 지난 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그 경기에서 벤테케 대신 호베르투 피르미누(25)를 기용했다. 피르미누는 맨유 전에는 침묵했지만 아스날 전에서는 2골을 넣으며 기량을 과시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일정은 벤테케가 미소를 지을 만 하다. 피르미누가 모든 경기를 뛸 수 없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다음 달에 아우쿠스부르크와 유로파 리그 경기를 치룬다. 살인적인 일정에 팀 내 다른 스트라이커 자원인 다니엘 스터리지(27), 대니 잉스(24), 디보크 오리기(21)가 모두 부상인 만큼, 벤테케에게 출장 기회는 꾸준히 주어질 모양새다. 벤테케는 클롭의 신뢰에 좋은 활약으로 보답해야 한다. 시즌 종료까지 부진한 모습을 이어간다면 다음 시즌 배번 9번의 주인공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기수 인턴기자(한국외대 스페인어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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