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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절불굴' kt 박용근 "야구는 보너스, 경쟁은 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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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절불굴' kt 박용근 "야구는 보너스, 경쟁은 내 운명"

입력
2016.01.2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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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근. /사진=kt 위즈.

지난 15일 미국으로 떠나 애리조나 투산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kt 선수단. 그 누구보다 남다른 감회와 각오로 전지훈련을 시작한 선수는 박용근(32)이다.

한 번은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고, 한 번은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섰다. 누구는 생존 경쟁이라 하지만 박용근에게는 보너스와 같은 야구 인생이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 기술훈련까지 하루 12시간 가까이 지속되는 강훈련이지만,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에 서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지난해 부상을 당해 시즌을 조기 마감했던 박용근은 수술 후 피나는 재활 끝에 건강한 몸으로 다시 돌아와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박용근에게 지난 몇 년은 아쉬움이 컸다. 속초상고와 영남대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LG에 입단한 박용근은 특유의 허슬 플레이로 코칭스태프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김재박 감독이 지휘하던 2009년 101경기에 출전해 33득점과 도루 19개를 기록했고, 2010년에도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 감초 같은 역할을 했다.

경찰야구단에서 2년간 군 복무를 마친 뒤 2012년 10월 제대한 그는 그라운드 복귀의 부푼 꿈을 앞두고 괴한의 피습을 받는 사고를 겪었다. 선수 생활은 고사하고 병상에서 일어서는 것도 장담할 수 없었지만 기적적으로 2014년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그러나 27경기에만 출전한 뒤 높은 경쟁률을 뚫지 못하고 2군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kt로 트레이드된 지난해에는 5월24일 수원 한화전에서 오른 정강이 골절상을 입었다. 부상 당시 홈 쇄도 과정에서 오른 발목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고 앰뷸런스에 실려나가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LG에서 이적한 뒤 다소 고전하다가 상승세를 타던 시점이어서 그의 빈 자리는 더 커 보였다.

한때 재활 페이스가 더뎌 복귀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박용근의 '백절불굴(百折不屈)'의 의지는 멈추지 않았다. 박용근은 "힘든 일들을 겪고 나니 못 할 건 없다는 신념으로 살고 있다"면서 "구단에서 신경을 많이 써 주셔서 부상 부위는 완벽히 회복됐다"고 말했다.

kt는 겨우내 알찬 전력 보강으로 1군 진입 2년 만에 탄탄한 공격 옵션을 갖췄다. 이진영과 유한준이 가세한 외야는 최소 8대1의 주전 경쟁이 시작됐으며, 그로 인한 '나비 효과'로 내야수들도 안심할 수 없다. 박용근 역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지만 조범현 kt 감독은 지난해 부상 직전 활약상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박용근은 LG 시절부터 주전은 못 될지라도 대타, 대수비, 대주자라도 나가겠다는 각오로 투수만 빼고 전 포지션을 섭렵해 경쟁력을 키웠다. 기본적으로 타격 솜씨도 갖춰 지난해 kt로 이적해 잠깐이긴 했지만 잠재력을 터트린 것이다.

숱한 좌절과 고비에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늘 밝은 표정과 성실함으로 동료들의 신임을 얻고 있는 것도 그의 장점이다. 박용근은 "어려웠던 순간들을 떠올리면 야구를 다시 하고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면서 "외야 자원이 풍부해졌지만 그 전부터 경쟁의 연속이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다치지 않고 운동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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