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경(79ㆍ사진) 성균관장이 지난해 관장 선거에서 허위 학력을 기재했다가 직무정지를 당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 조용현)는 박희찬 부산향교 재단이사장이 “허위 학력기재로 당선된 어 관장의 직무를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20일 밝혔다.
어 관장은 지난해 8월 31대 성균관장 선거에 후보자로 출마하면서 자신의 학력을 ‘덕수상고 졸업, 연희대(연세대 전신) 상학과 수료, 연세대 경영대학원 수료, 조지워싱턴대 행정대학원 수료’라고 쓴 홍보물을 돌렸다. 하지만 재판부는 “어 관장은 연희대 상학과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에 입학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했음을 인정했다. 어 관장은 연세대 최고경영자 과정(3개월)을 이수했을 뿐으로 나타났다.
성균관 선출규정에 따르면 허위사실 유포가 증명되면 즉시 후보 자격이 박탈된다. 어 관장은 당시 경쟁 후보이던 송하경 성균관대 명예교수를 불과 21표 차이로 제치고 31대 성균관장으로 취임했다.
재판부는 “선거 전에 어 관장이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이 밝혀지지 않아 그 후보 자격이 박탈되지 않았다고 해도 어 관장의 행위는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해치고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7대 종단 중 하나인 성균관은 전임 관장의 공금 횡령 등으로 세간의 뭇매를 맞고 또 다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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