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빛은 태양이 지구에 준 선물이다. 빛의 신기원은 1879년 에디슨이 전기 에너지를 빛 에너지로 바꿔 백열전구를 발명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발전은 홀로 그래픽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개발되어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해 왔다. 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다. 곳곳에 배치된 작은 조명을 보면 형형색색의 조화를 이루면서 색상으로 기능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자동차의 조명은 운전자의 편의성과 동승자의 안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어댑티브(Adaptive) 헤드램프의 경우, 자동차의 속도와 도로 노면 상태에 따라 빛의 밝기와 높낮이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내비게이션과도 연동되어 지시하는 방향을 미리 알아서 비춰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반도체 기술을 이용한 LED 조명은 조사(照射) 거리도 기존의 두 배인 600m까지 길어졌다. 이렇듯 지금까지 조명의 진화는 운전자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운전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이 실현되면 조명의 주체는 사람중심에서 자동차 중심으로 바뀐다. 야간에도 가시광선 이외에 다른 전파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게 되므로 인위적인 조작이 필요 없어진다. 따라서 전조등은 통신두절과 같은 비상상황에만 사용하고 평상시에는 디스플레이 용도로 사용하게 된다. 지금까지 자동차 조명이 기능 위주의 디자인이었다면 미래에는 실내의 인테리어가 될 것이다.
자동차가 운송수단에서 생활공간으로 변모함에 따라 실내의 조명은 각자의 취향에 맞게 예술적으로 연출된다. 천정의 모습은 은하수 별빛으로 수놓아지고, 전면과 측면은 유연성 있는 OLED로 원하는 영화와 가상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시트 센서로 탑승자의 생체신호를 분석해 최적의 빛을 비춘다. 또한, 차량 상태와 모든 정보는 3D로 볼 수 있으며, 영상통화도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홀로 그래픽영상으로 가능하다. 말 그대로 모든 조명이 실내의 모습을 새로 그린다.
'몸이 백 냥이면 눈은 천 냥'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은 눈으로 80% 이상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감정까지 전달하기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마찬가지로 자동차의 눈인 전조등도 정보를 전달하고 감정을 다스리는 강렬한 눈빛이다. 그런데 자동차가 발전하면서 이러한 눈빛들이 진화하여 은은한 빛으로 다시 태어난다. 더는 안전을 위한 보조 도구가 아니라 보행자를 안내하고 인간과 함께 대화의 눈빛을 나누는 감성으로 다시 탄생하는 것이다
● 김홍근은 호서대학교 부교수(창업보육 센터장)이자 (사)한국벤처 창업학회 부회장, 자동차부품제조업체 드림텍 대표이사다.
한국스포츠경제 master@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