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전문가들은 "차를 운행하는 사람이라면 주유할인카드 하나쯤은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매월 적지않게 들어가는 유류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기름값이 저렴해 소비량이 많아지는 때에는 훨씬 유용하다.
'신한RPM카드'는 전월실적에 관계없는 기름값 할인과 무료주차 등의 혜택으로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부터 발급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주유카드의 춘추전국시대가 막이 올랐다.
■ 주유카드 고르는 방법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일반 신용카드로 로 쓸 수 있고 주유혜택이 제공되는 주유카드는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민원 또한 많은 상품이다.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이 저마다 다르고 혜택 횟수와 금액 등에서도 차이가 크다.
가장 우선 확인할 것은 전월 사용액이다. 다른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주유카드 역시 대부분이 전월 사용액에 따라 할인 혜택을 다르게 제공한다.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400만원까지 사용액 기준금액도 다양하다. 사용액과 혜택이 관계가 없는 카드는 할인율이 적다. 특히 사용액에 주유금액 등이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잘 살펴봐야 한다.
할인 횟수나 금액 제한 등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 거의 모든 주유카드는 할인에 제한이 있다. 할인율이 높다고 무턱대고 발급받으면 안 되는 이유다. 카드에 따라 월 주유 횟수, 금액이나 할인액 등이 다르다.
할인이 가능한 주유소 브랜드가 무엇인지도 미리 확인이 필요하다. 할인율이 높은 주유카드는 주유소 브랜드를 정해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든 곳에서 할인해주는 주유카드는 할인율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즉시 할인 방식인지 카드금액 결제 시 할인해주는 리워드 방식인지와 포인트 적립식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포인트 적립식이라면 자신이 사용하기 편리한 포인트인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 주유금액 할인율이 낮은 대신 차량 수리비용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경우도 있어, 주유 외에도 자신의 소비 성향을 파악해볼 필요도 있다.
■ 주유카드, 본격적으로 골라보자
우리카드의 'SK Oil 400'은 이름처럼 SK주유소에서 휘발유·경유·등유 등 석유류를 리터당 400원까지 할인해준다. 단, 전월 사용액이 200만원을 넘어야 하기에 현실적인 할인액은 리터당 120원(실적 30만원 이상)이나 150원(실적 70만원 이상)이다. 매달 이 카드로 100만원 이상 쓰는 사람은 리터당 200원(실적 100만원 이상)할인도 받을 수 있다. 1회 10만원, 월 4회까지 혜택이 제공된다.
▲ 우리카드는 작년 말부터 'SK Oil 400'카드를 출시, 업계 최고의 주유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카드 제공.
SK주유소를 사용한다면 하나카드의 '클럽SK'도 눈여겨볼만 하다. 전월 사용액이 40만원 이상이면 리터당 100원을, 70만원 이상이면 150원을 할인해준다. 한도는 각각 1만5,000원, 2만2,000원이다. LPG도 20만원까지 SK충전소에서 실적에 따라 리터당 35원·70원 저렴하게 충전할 수 있다.
▲ 하나카드의 '클럽SK'는 체리피커(혜택만 이용하는 소비자)가 앞다퉈 찾은 상품으로 유명하다. 덕분에 연회비 10만원 미만 카드 중 적자수준이 2013년, 2014년에는 1위를, 2015년 상반기에는 2위를 기록했다. 하나카드 홈페이지
GS칼텍스에서 주유비를 할인해주는 카드 중에는 IBK기업은행의 'Oil&Life카드'가 리터당 120원으로 가장 할인율이 높다. 정비업체 오토오아시스에서 엔진오일, 미션오일교환 등 정비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이어야 하며 1일 1회 10만원, 월 4회까지 제한이 있다.
▲ IBK기업은행의 'Oil&Life120'카드. IBK기업은행 홈페이지
삼성카드의 '카앤모아'는 필요한 실적이 적고 모든 주유소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품이다. 실적 기준이 20만원이고 1일 1회 10만원, 월 4회까지 리터당 6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LPG는 30원이 할인된다. 카앤모아 멤버스 주유소에서는 20원에서 40원까지도 추가할인을 제공한다.
▲ 삼성카드 '카앤모아'는 전국 주유소에서 60원 이상의 할인과 차량 정비가격 할인, 프로스포츠 입장권 할인 등 다양한 혜택으로 많은 운전자들이 찾고 있는 상품이다. 삼성카드 홈페이지
그밖에도 신한카드의 '보너스100', 'Oil Saving 100'과 KB국민카드의 '현대오일뱅크', '러브유', 등 각 카드사는 특정 주유소에서 사용 가능한 할인카드를 마련해놨다. 롯데카드의 '드라이빙패스'도 모든 주유소·충전소에서 리터당 60원의 할인과 대리운전 10%할인, 차량 정비 할인 등의 혜택도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 할인 기준은 고시유가
주유카드를 사용하기 전에, 먼저 주유금액 할인 기준이 고시유가라는 점은 알아둬야 오해를 줄일 수 있다. 고시유가는 각 정유사에서 매주 자체적으로 발표하는 기름값으로, 시중가보다 다소 높을 수도 있다. 때문에 실제 주유카드로 할인 받은 금액은 소비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리터당 100원을 할인해주는 주유카드로 휘발유 10리터를 구매했을 때 예상 할인 금액은 1,000원이다. 그러나 주유소 판매가가 리터당 1,300원이고 고시유가가 1,400원이었다면, 할인액은 리터당 1,400원인 주유소에서 1만3,000원을 결제한 것으로 계산돼 9.2리터, 920원이 된다. 카드에 따라 소수점을 반올림하기 때문에 900원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카드가 혜택 받은 주유·충전 금액과 관리비, 세금, 등록금 등까지도 실적에서 제외한다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일부 카드는 많은 혜택을 주는 통신비 등도 실적에서 빼고 계산한다.
올해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사들의 위기가 점쳐진다. 카드사 혜택 유지 기한도 3년으로 줄었다.
때문에 카드사들은 적자가 큰 카드를 서둘러 발급을 끝낼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하나쯤 있어야 하는 주유카드라면, 미리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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