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반려견을 키우고 싶다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강아지를 입양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외모가 예쁘다고 강아지를 집에 데려오면 반려견과 생각지 못한 갈등에 부딪힐 수가 있다. 반려견마다 크기와 품종, 털 빠짐, 성별에 따른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어떤 반려견이 맞을지 꼼꼼히 살펴보고 입양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느 성별의 반려견이 어울릴까 고민한다. 암컷은 일년에 한번에서 두 번 배란기를 겪으면서 출혈이 발생한다. 이때 생기는 출혈에 거부감이 들 것 같다면 수컷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암컷은 배란기일 때 자신이 배란기임을 알리기 위해 여기저기 소변을 보기도 하고, 상상임신으로 둥지를 만들거나 장난감을 품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더 나아가 반려견에게 젖이 나오는 증상이 나타나거나 자궁축농증, 유선종양과 같은 질병에도 노출될 수 있다.
수컷은 중성화를 하지 않을 경우 산책할 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마킹 행위에만 집중할 수 있다. 배란기인 암컷의 냄새가 나면 반려인이 수컷 반려견의 행동을 통제하기 힘들어지고, 종종 반려견이 가출하는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5 kg 전·후반의 소형견을 많이 키우지만 최근 10 kg 이상의 중·대형견을 입양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중·대형견은 소형견을 기를 때보다 사료나 반려견 용품 구매에 더 많은 비용이 든다. 또한 소형견보다 에너지 소모를 위한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반려견의 털이 빠지는 것에도 예민한 반려인들이 많다. 털이 짧은 단모종이어도 털이 많이 빠질 수 있고, 반려견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에는 신체 크기와 상관 없이 털이 갑자기 많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 반려견이 장모종인 경우에는 매일 빗질과 같은 주기적인 털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털이 지나치게 엉키기 때문에 관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털을 짧게 깎아줘야 한다. 단모종인 개는 털 빠지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단정하지 말아야 하고, 장모종은 부지런히 털 관리를 해주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세계애견연맹(Federation Cynologique Internationale)에 따르면 약 400여 종의 반려견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품종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인간이 필요로 하는 특정 업무를 위해 수행능력이 뛰어난 개체를 선별해 교배되어 만들어졌다.
하지만 외모 위주의 교배가 성행한 역사는 약 100여 년에 불과하다.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에게 노동을 제공하는 반려견의 필요성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품종을 고를 때 과거에 어떤 사역견으로 주로 교배되었는지, 수행했던 업무가 무엇이었는지 확인하면 품종의 특성에 대해 잘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품종에서 나타나는 유전질병에 대해서 알아보고 부모견이 그러한 유전질병에 시달린 적이 있는지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이혜원 수의학 박사(충현동물종합병원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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