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초대 구원왕인 삼성 라이온즈 원년 에이스 황규봉 전 삼성 투수 코치가 향년 63세로 별세했다. 지난 18일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황 전 코치는 20일 고향인 경북 성주의 선산에 잠들었다. 2015년 11월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황 전 코치는 2개월 만에 눈을 감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코치는 경북고 시절 전국구 에이스로 떠오른 유망주 출신으로 실업야구 한국화장품에서 뛰다가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자 삼성에 입단해 에이스로 활약했다. 1982년 15승 11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 KBO 초대 구원왕에 올랐다. 1984년(10승)과 1985년(14승)에도 두 자릿수 승리를 쌓았다. 프로 통산 성적은 5시즌 154경기 48승 29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3.08이다.
아마추어 시절 명성에 비해 비교적 짧은 선수 생활을 한 이유는 부상 후유증 탓이었다. 황 전 코치는 고려대 재학 중이던 1973년 성인 대표팀에 뽑혀 필리핀에서 열린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기간 묵었던 숙소에 불이 났고, 황 전 코치는 3층에서 뛰어내리다 허리를 다쳤다. 이후 황 전 코치는 후유증에 시달렸다. 재기에 성공해 실업과 프로무대를 누볐으나, 영광을 누린 시간은 짧았다. 1986년 시즌 종료 후 은퇴한 황 전 코치는 1989년까지 삼성에서 코치를 역임한 뒤 야구계를 떠났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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