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부츠(28ㆍ등록명 알렉산더)가 팀에 합류하자마자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지금까지는 만족스럽다."
김상우(43) 우리카드 감독은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홈경기를 앞두고 알렉산더의 활약에 대해 흡족해 했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그는 부상당한 외국인 선수 군다스 셀리탄스를 지난해 12월 떠나보내고 심적 고충이 있었음을 밝혔다.
김 감독은 "당시 다른 리그도 시즌이 진행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좋은 선수를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시즌 중반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고 털어놨다. '영입 전 알렉산더에 대한 생각은 어땠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솔직히 기대보다 걱정이 컸다"고 답했다.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보다 기량이 떨어질 수 있다"고 언급한 김 감독은 그러나 "주눅 들지 않고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타점은 떨어지지 않는다"며 알렉산더에 대해 믿음을 나타냈다. 물론 김 감독은 "펀치력은 떨어지는 것 같다.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하는 능력도 아직은 부족하다"고 알렉산더가 보완해야 할 점도 꼬집어 설명했다.
러시아 2부 출신인 알렉산더는 지난 7일 한국전력과 경기를 통해 V리그에 발을 들여놨다. 그는 V리그 첫 3경기에서 모두 30득점 이상(30ㆍ34ㆍ35득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알렉산더는 자국 1부 출신이자 국가대표 소속인 파벨 모로즈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러시아 1부와 2부 출신 선수의 첫 대결이라는 점에서 이날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경기는 꽤나 관심을 모았다.
모로즈와 알렉산더는 경기 초반부터 서로를 의식한 듯 보였다. 모로즈(23득점)는 초반부터 불을 뿜었지만, 알렉산더는 다소 고전했다. 알렉산더는 13득점(공격성공률 35.48%)에 그치며 그간의 활약에 비해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주포 알렉산더가 힘을 잃자 우리카드는 속수무책이었다. 경기는 우리카드의 3-0 완패로 끝이 났다. 이날 패배로 5승20패 승점 15가 된 우리카드는 꼴찌 탈출에 실패했다.
우리카드는 "국내 선수끼리의 대결에서 좋은 경기력이 나와야 한다"는 김 감독의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알렉산더가 합류한 후 최근 4경기를 살펴보면 우리카드의 득점 패턴은 지나치게 알렉산더에게 편중돼 있다. 앞선 3경기에서 알렉산더가 30득점 이상씩을 책임졌다면 국내 선수는 1명씩만이 10득점 내외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전에서 우리카드 내 토종 선수 최다 득점은 나경복이 올린 4득점이었다. 알렉산더의 뒤를 확실히 받쳐 줄 국내 선수가 없다는 점이 우리카드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사진=김상우(맨 오른쪽)-알렉산더(맨 왼쪽, 구단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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