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K. 지난 시즌 내내 NC 선수단 모자에 새겨진 문구다. 대장암으로 투병 중인 필승 계투조 원종현(29)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선수들의 마음을 담았다. 구성원 모두 한 마음으로 응원한 힘을 받아 원종현은 암을 이겨냈다. 완치 판정 이후 지난해 10월18일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 깜짝 시구자로 나서 힘차게 공을 던졌다.
원종현은 또 한번의 기적을 만들어내기 위해 '약속의 땅'을 다시 밟았다. 스프링캠프 전 훈련할 수 있는 몸은 충분히 만들었다. NC 관계자는 19일 "열외 없이 투수조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며 "현재 캐치볼을 하는 단계"라고 원종현의 훈련 상황을 설명했다.
아직은 캠프 초반이라 훈련 강도가 높지 않아 순조롭게 따라가고 있다. 그러나 강도가 점점 높아질 때 다른 선수들과 맞춰가기에는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운동을 오래 쉰 탓에 근육량도 적다. 본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급함은 버렸다.
원종현은 "마음으로는 당장 개막전부터 나가고 싶지만 욕심을 버리려고 한다"며 "김경문 감독님이나 주위 분들도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하자고 했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건강 관리"라고 말했다.
원종현이 최고 시속 155㎞를 뿌리던 2014년 모습으로 돌아오면 NC에는 천군만마와 같다. '필승조 투수 한 명 만드는 게 선발 10승 투수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말처럼 '건강한 원종현'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구단 역시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기다려줄 계획이다. 구단의 굳건한 믿음은 올해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도 잘 나타냈다. NC는 암 투병과 재활을 하느라 1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던 원종현의 연봉(8,000만원)을 동결했다.
지난해 시구를 위해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를 때 '선수 원종현'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던 그는 "차근차근 준비해 내년에 진짜 멋지게 던지고 싶다. 작년 준플레이오프에서 155㎞ 공을 던진 것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또 한 번 그런 감동을 만들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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