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최고참 투수 손민한(41)은 박수 받을 때 떠났다.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고 제2의 야구 인생을 열기로 했다. 불혹에도 두 자릿수 승리(11승6패)를 거둘 만큼 1~2년 더 뛸 수 있을 것처럼 보였지만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손민한의 빈 자리는 NC에 크게 느껴진다. 손민한은 기량뿐만 아니라 '젊은 피'들의 든든한 지원자로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1군에서 투수조 막내였던 이민호(23)는 "손민한 선배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 큰 공부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몸은 멀리 떠났지만 마음 만은 늘 동료들 품에 남아 있기로 했다. 그는 "완전히 떠나는 것이 아니다"며 "가끔 야구장에 오겠다. 그 때는 야구 잘하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야구가 잘 안 되고 힘들어하는 선수들을 위해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이태일 NC 대표는 올해의 시작을 알리는 시무식 자리에서 "지난해 원종현과 같은 의미를 주는 대상은 없지만 손민한과 박정준 등 팀을 떠난 선수들이 우리를 또 한번 하나로 뭉쳐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실 그 선수들이 왜 야구를 더하고 싶지 않았겠나. 손민한과 면담할 때 '팀을 떠나려고 결심한 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후배들을 위해서 그리고 다이노스라는 팀을 위해서다'라는 말을 한 다음 악수하고 떠났다. 이들이 올 시즌 우리를 응원할 것이고 하나로 지켜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민한은 유니폼을 벗었지만 NC의 일원으로 동행을 이어간다. 은퇴 당시에도 "NC에서 유소년 야구 육성에 대한 기여를 하고 싶다"면서 "어려운 환경에서 도움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어린 선수들을 먼저 챙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C 관계자는 손민한의 구체적인 진로에 대해서 "구체적인 방향과 계획은 아직 상의 중"이라며 "곧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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