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갑 잃어버려도 돌아올 것” 10명 중 3명뿐.. 행복 까먹는 불신사회

입력
2016.01.20 04:40
0 0

행복감 높을수록 공동체 믿음 커

국제 투명성 기구 조사서

사회적 신뢰 수준 43위 그쳐

양심도서관이 들어선 서울 지하철 3호선 교대역의 '공유서가'의 빈곳에 새 책을 채워넣고 있는 모습. 대출된 책 중 1,000여권이 회수되지 않아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양심도서관이 들어선 서울 지하철 3호선 교대역의 '공유서가'의 빈곳에 새 책을 채워넣고 있는 모습. 대출된 책 중 1,000여권이 회수되지 않아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에서 채소도매상을 했던 김모(47)씨는 2009년 제주로 이주해 1년여 준비기간을 거쳐 손이 덜 가는 무인카페를 운영했다. 하지만 매일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올레길 초입에 위치해 손님들로 붐볐으나, 집에 두고 온 양심이 문제였다. 돈을 내지 않는 사람에, 안마봉 인형 커피믹스 티백 등을 훔쳐가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돈 통에 손 대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김씨는 하는 수 없이 CCTV를 설치하고 경고문을 붙였다.

한국일보의 행복 국제비교조사에서 이러한 사회적 신뢰 정도를 묻는 설문에서도 한국 사회의 낮은 수준이 드러난다. ‘지갑, 휴대폰 분실 시 되돌아 올 것으로 생각하느냐’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8.3%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30.7%)는 답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직장인 김모(29)씨는 지난해 한강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린 뒤 두 차례나 걸었지만, 전화기를 주운 상대방은 전화를 받자마자 꺼버리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김씨는 “이 일을 겪은 뒤 암호를 설정하고, 암호 패턴도 복잡하게 설정해 놓았다”며 씁쓸해했다. 불신할 수밖에 한국의 사회 풍토는 2014년 국제투명성기구(TI) 조사에서 157개국 중 43위에 그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사회적 신뢰 수준은 20대(34.7%), 소득 상층(40.6%), 공동체 모임에 적금 참여한 계층(35.9%)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4개국 모두 지갑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행복감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이다. 행복한 사람일수록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얘기다.

4개국 가운데 특히 일본이 가장 높은 사회적 신뢰 수준(53.6%)을 보였다. 이는 지역적 특수성이 많이 작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잦은 지진과 쓰나미 등 환경적 특성이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이웃 커뮤니티를 활발하게 구축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웃에 대한 신뢰가 내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채지은기자 cj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