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철원평야의 겨울진객인 두루미가 안보관광지와 결합해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진화했다.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두루미는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6,000여 마리에 불과한 멸종위기 1급 동물. 60년 간 인간의 손길을 거부한 철원 비무장지대(DMZ) 인근 동송읍 양지리와 강산리는 두루미들이 겨울을 보내는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다.
철원군은 한국관광공사가 2월 말까지 두루미를 주제로 일본인 관광객 대상 겨울 여행상품을 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블로거 30명을 대상으로 모니터 투어를 실시, 긍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일본에선 정수리 때문에 단쵸쯔루(丹頂鶴)라고 불리는 두루미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점이 이 상품을 만들게 된 이유다.
이 패키지 상품은 안보관광 코스를 곁들인 것이 특징. 서울을 출발해 당일코스로 DMZ트레인을 타고 지난해 복원된 경원선 종착역인 철원 백마고지 역에 도착한 뒤, 철원평야 등지에서 두루미와 재두루미를 탐조하는 코스로 짜였다. 희귀한 조류와 세계 유일의 분단현장 등 철원에서만 볼 수 있는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된 셈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겨울철 진객인 두루미 탐조관광의 반응이 좋으면 확대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철원군을 두루미 천국으로 만들기 위한 각종 사업도 진행 중이다. 동송읍 옛 양지초교에 들어서는 DMZ철새평화타운이 대표적이다. 2012년부터 40억 원을 들여 마을 커뮤니티 센터와 생태습지, 철새생태학교 등을 조성하는 것이 이 사업의 골자다.
철원군 관계자는 “철새도래지와 인접한 월정리역, 제2땅굴, 평화전망대, 노동당사 등 안보관광지와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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