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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찾아 냉장고에 보관하세요” 전화한 뒤 몰래 들어가 훔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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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찾아 냉장고에 보관하세요” 전화한 뒤 몰래 들어가 훔쳐내

입력
2016.01.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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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강화ㆍ지연인출제 도입 뒤

침입절도ㆍ직접 만나 가로채는 등

새로운 유형 피해 최근 급증세

경찰청은 19일보이스피싱 형태가 침입 절도나 대면편취 등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경찰청은 19일보이스피싱 형태가 침입 절도나 대면편취 등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10월 서울 방배동에 사는 허모(68)씨는 우체국 직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남성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허씨에게 “금융정보가 모두 유출돼 범죄에 사용되고 있으니 통장에 있는 돈을 모두 현금으로 찾아 냉장고에 넣어 두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허씨는 은행에 있던 2,000만원을 현금으로 찾아 냉장고에 보관했다. 하지만 최근 유사한 수법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가 있다는 얘기를 얼핏 들은 기억이 난 허씨는 자신의 집 앞을 서성거리던 김모(29)씨를 발견하고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선족인 김씨는 허씨가 집을 비우길 기다렸다가 돈을 훔치려고 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드러났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침입절도나 직접 얼굴을 보면서 돈을 빼가는 대면편취 등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전체 보이스피싱 범죄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발생 건수가 급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찰청이 2015년에 적발한 보이스피싱 범죄(1만1,530건)를 분석한 결과 침입절도의 경우 검거된 전체 126건 중 79건(62.9%)이 9월 이후에 발생했다. 대면편취형 역시 전체 170건 중 74.7%에 해당하는 127건이 9월 이후에 발생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침입절도 및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 범죄로 발생한 피해액만 15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신종 수법이 늘어나는 것은 경찰을 비롯한 관련 기관의 대대적인 단속 강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대포통장 확보가 어려워지고, 금융권에서 100만원 이상 이체를 하면 30분간 인출이 지연되도록 하는 지연인출제까지 도입되자 새로운 수법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서도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는 확산 일로다. 실제 지난 13일 인천에서는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해 피해자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고 속여 은행에서 1억 8,000만원을 모두 인출하게 한 뒤 은행 앞에서 이를 빼가려 한 피의자가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은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예방과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관 직원을 사칭해 집 안 특정한 장소에 돈을 보관하라는 식의 전화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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