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산자 물가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4%나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작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2010년 100을 기준)는 99.06으로 11월(99.25)보다 0.2% 하락했다.
또 작년 평균 생산자물가지수는 100.95로 전년보다 4.0% 떨어졌다. 이는 한국은행이 생산자물가지수를 편제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최대 하락 폭이다.
종전에는 외환위기 여파가 있었던 1999년(-2.1%)이 가장 많이 떨어진 해였다. 생산자물가지수를 발표하기 전인 도매물가지수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958년(-6.2%) 이후 최대 낙폭이다. 한은은 생산자물가지수를 도입하면서 편제대상에 생산자가 수입상을 통하지 않고 직접 수입한 원유까지 포함하는 등 조사 방식을 바꿨다.
작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 99.06은 2010년 4월(98.97)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에 선행하기 때문에 저물가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생산자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이 크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석유, 화학, 금속 제품 등 생산자물가가 많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작년 1월 초 배럴당 50달러를 넘었지만 지난달에는 30달러대 초반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 등락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석탄 및 석유가 66.54로 1년 동안 23.5% 떨어졌다. 또 제1차 금속(-16.5%), 전력·가스 및 수도(-8.7%), 화학(-7.1%), 공산품(-6.8%), 전기 및 전자기기(-6.3)의 낙폭이 컸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104.15로 1년 동안 1.0% 올랐고 이 가운데 임산물은 20.3% 급등했다.
서비스 부문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달 107.88로 1년 동안 1.3% 상승했다. 음식점 및 숙박이 2.3%, 교육이 2.3%, 부동산 서비스가 1.5% 올랐지만 수상 및 항공운송은 5.9% 떨어졌다.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가공 단계별로 구분해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지난달 94.28로 전월보다 0.1%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 국내공급물가지수는 2014년보다 6.4% 하락했다. 수출품까지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작년 12월 95.10으로 전월보다 0.1% 떨어졌다. 연평균으로는 전년 대비 4.2% 낮아졌다.
김용식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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