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남북관계 경색 심화할 듯
북한이 지난해말 사망한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 후임으로 각종 대남 도발의 배후로 꼽혀온 김영철 군 정찰총국장을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남북관계 전반을 다루고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의 수장으로 군부 강경파가 전면에 나서게 되면 남북관계 경색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은 18일 당 최고위원회에 ‘북 김양건 후임 통전부장 김영철 정찰총국장 내정-정책연구실 대외비’ 제하의 문건을 보고했다. 김종석 연구원장은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첩보 수준이다”고 말했으나 정보 당국은 김영철의 통전부장 내정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18일 “꽤 신빙성 있는 정보”라고 평가했고 정부 당국자도 “정보당국으로부터 관련 첩보를 들은 바 있다”고 말했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자 인민군 대장인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미국 소니사 해킹사건,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을 주도한 인물로 북한 군부 내에서도 대표적인 강경파로 분류된다.
김영철은 또 1980년대 후반부터 남북 협상장에도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는 등 남북관계를 막후에서 조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 경험이 풍부하고 언변이 뛰어나 상대 하기 쉽지 않은 협상 파트너였다는 게 정부소식통의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남 강경파인 김영철을 대남 협상을 총지휘하는 통전부의 수장으로 세웠다는 것은 남북관계를 대결 국면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화 보다는 대남 공작과 군사적 대응 등 호전적 강경 노선으로 기울 것이란 관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강 대 강으로 맞대응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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