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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극단 세력과 북한, 핵으로 연대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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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극단 세력과 북한, 핵으로 연대한다면?

입력
2016.01.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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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한 적 없고 가능성도 낮지만

엄청난 파괴력… 잠재적 위험성 있어

알케에다 등 핵무기 구매 시도하기도

온라인 자료만으로 제작할 수도 있고

핵발전소, 저장시설 무장 공격 가능성

북한의 핵배낭부대도 큰 근심거리

최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성공 발표로 핵과 관련한 북한 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핵과 관련한 테러리즘의 문제를 짚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핵 테러리즘의 잠재적 위험성과 핵과 관련된 안보위협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현실화하지 않은 핵 테러리즘 위험성

핵 테러리즘의 현실적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다른 테러공격 유형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핵 테러리즘은 아직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으며 핵 테러리즘 자체가 가지는 특성 때문에 앞으로의 발생가능성도 낮은 편이라고 많은 전문가는 지적한다. 하지만 이런 현실적으로 낮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핵 테러리즘이 주요한 하나의 주제로 논의의 대상이 되는 것은 핵 테러리즘 자체가 가지는 엄청난 파괴력 때문이다. 핵 테러리즘으로 예상되는 엄청난 사상자와 이후의 정치ㆍ사회ㆍ경제적 폐해 및 심리적 공포와 불안 등은 핵 테러리즘의 잠재적 위험을 간과할 수 없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핵 테러리즘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포함한 테러리스트들에게 아직까지는 크게 그렇게 선호되는 테러 방식은 아니다. 핵무기를 대부분의 테러리스트가 획득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 때문이다. 핵무기는 대체로 해당 국가에 의해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고 국제사회에 의해 고강도로 감시되고 있기 때문에 밀거래를 통한 무기 구입이 쉽지 않다. 또한 복잡한 기술과 지식,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같은 핵물질의 확보, 그리고 막대한 인력과 자원 및 시간의 투입 등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자체 개발도 쉽지 않다.

테러리스트들이 핵 테러리즘을 쉽고, 안전하고, 예측 가능하게 실행하기도 매우 어렵다. 이는 기술적으로도 그렇지만 전략ㆍ전술적 측면에서도 그러하다. 테러공격은 공격을 기획하고 주도하는 테러세력이 전반적인 과정과 사후의 결과와 반작용 등을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핵 테러리즘은 이러한 확실성을 테러리스트에게 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핵 테러리즘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미국의 테러전문가인 조너선 화이트에 따르면 종교적 성향의 테러세력은 일반적으로 핵 테러리즘과 같은 대량살상무기(WMD)를 활용한 테러에 관심이 크다고 한다. 특히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와 같은 종교적 극단주의 성향의 테러세력은 상식을 벗어난 사상적 논리로 인해 WMD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종교ㆍ전략적 목표가 이교도를 대량 살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량살상에 적합한 핵무기 등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세기말적 종교 성향을 가진 알 카에다나 일본의 옴 진리교 등은 과거에 핵무기를 자체 개발하거나 아니면 핵무기나 핵물질 등을 다른 국가로부터 훔치거나 국제조직범죄자들이나 부패한 관료들로부터 구매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던 전력이 있다. 그들의 시도는 실패하였지만 알카에다의 핵무기 획득을 위한 노력은 여전이 현재진행형이고 따라서 그 위협 역시 계속되고 있다. 이는 IS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이들 역시 핵 테러리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다양한 핵 테러리즘의 유형과 가능성

핵 테러리즘은 크게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먼저 핵폭탄을 사용한 폭탄테러를 들 수 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앞서 언급한 대로 현실적인 무기획득과 실행상의 어려움 때문에 핵폭탄과 같은 핵무기가 테러리스트에 의해 직접 사용될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과 정보의 확산으로 미래사회로 갈수록 이런 전제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지 모른다. 특히 최근 들어 온라인 등의 공개된 정보만을 활용하여 민간인이 핵무기를 제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가능성이다. 반대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만약 가까운 미래에 공개정보를 활용한 민간인의 핵무기 제작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진다면 핵폭탄에 의한 테러리즘은 분명하고 실존하는 위협이 될 것이다.

물론 테러리스트가 핵무기를 구입하거나 훔치는 것 역시 대체로 핵보유 국가들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보안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국제사회가 고강도로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북한 등의 불량국가들과의 국제적 밀거래를 통해 이러한 핵무기가 테러리스트의 손에 들어갈 경우는 예기가 다르다. 이는 오늘날 핵 테러리즘과 관련한 불안요소다.

또 다른 핵 테러리즘 유형은 속칭 ‘더러운 폭탄(Dirty Bomb)’이라고 부르는 사제폭탄과 핵물질이 조합된 방식의 테러이다. 이 경우 테러리스트는 보다 손쉽게 이러한 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이러한 방식의 공격은 현실성이 높다. 테러리스트는 플루토늄과 같은 핵물질을 국제적 밀거래를 통해 직접 획득할 수도 있지만 대학이나 병원 등에서 연구용 또는 의료용으로 이용되는 방사능 물질을 획득할 수 있으며 방사능 물질을 처리하는데 사용된 후 버려지는 장갑이나 신발 등과 같은 방사성 폐기물도 손쉽게 획득할 수 있다. 이러한 방사능 물질을 사제폭탄과 조합하여 공공장소에서 폭발시키게 되면 상당한 심리적 공포와 불안을 조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유형의 테러는 현실적인 피해나 살상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사회적 불안과 심리적 공포는 매우 크다.

이 밖에 핵발전소나 사용된 핵연료의 저장시설이나 운반수단 등에 대한 무장공격도 핵 테러리즘의 범주에서 다루어야 할 주요한 위협에 해당된다. 이러한 대상들에 대한 공격에는 주로 밀란 로켓과 같은 대전차 무기가 사용될 수 있다. 강력한 대전차 로켓으로 3, 4차례 반복해서 동일한 타깃을 공격할 경우 핵물질의 확산을 통한 피해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 경우 바람 방향과 습도, 그리고 화재의 여부와 강도 등의 외부 변수가 핵물질 확산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북한의 핵배낭 부대가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가해 행진하고 있다. 북한의 핵배낭 부대는 2013년 정전협정 60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뉴시스
북한의 핵배낭 부대가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가해 행진하고 있다. 북한의 핵배낭 부대는 2013년 정전협정 60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뉴시스

북한의 핵개발과 도발의 현존 가능성

북한의 핵무장과 관련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항은 다음의 두 가지다. 먼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의 핵무기나 핵물질이 국제밀거래 망을 통해 국제 테러리즘 세력에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 정권이 직접 핵무기나 핵물질을 테러리스트와 밀거래할 위험성도 있지만 북한의 부패한 관료나 과학자 등이 개인적 사익을 위해 밀거래를 시도할 가능성도 역시 제기된다. 특히 북한정권이 약화되는 경우에는 구소련의 경우처럼 후자의 위험성이 더욱 증가할지 모른다. 지난 수십 년간 북한의 마약, 무기밀거래 등의 국제범죄 전력이나 중동, 아프리카의 여러 불량정부와 테러세력과의 협력관계 등은 이러한 우려의 근거가 된다.

다음으로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이 한국사회에 대해 직접 테러공격을 감행할 위험성 여부다. 한국과 미국의 보복공격 위협 때문에 북한이 핵 테러공격을 개별적으로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전면전의 선제공격이나 정규전과 결합된 방식의 핵 테러리즘 실행여부는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이 북한의 핵배낭 부대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무기를 소형화하고 있는 추세와 핵배낭 부대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한미 연합군의 킬체인을 피해갈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과 함께 핵배낭 부대를 활용한 자폭 핵 테러 공격을 북한이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때문에 미사일이 아닌 인적요소에 의한 핵폭탄의 직접적 운반방식에 의한 공격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 북한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세력과의 연대문제도 고려의 대상에 추가해야 할지 모른다. 미국과 서방이라는 공통의 적은 이들을 하나의 연대세력으로 묶는 동기가 될지 모른다. 울산-부산-여수를 축으로 한 동ㆍ남해안 일대에 우리의 핵시설과 주요 항만이 집중되어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 지역에 대한 핵 테러리즘과 같은 북한의 공격은 한미 연합군의 전쟁수행에 심각한 피해를 가할 것이다. 이 경우 아마도 후방이 마비된 상태에서 북한과의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핵 테러리즘은 미래 사회로 갈수록 더욱 곤혹스러운 문제를 야기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북한의 핵은 그러한 근심의 주요한 분기점이 될지 모른다.

윤민우 가천대 경찰안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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