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곽모(17)군은 지난해 12월 “건당 100만원, 용돈벌이 한번 해볼래”라는 중국 연변 친구의 솔깃한 제안에 넘어가 결국 범죄를 저지르고야 말았다. 곽군의 역할은 보이스피싱 국내 인출책이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60대 노인에게서 현금 3,000만원을 받아 중국으로 송금하려던 혐의(사기)로 조선족 곽군과 리모(17)군 등 보이스피싱 인출책 2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일 낮 12시쯤 보이스피싱 피해자 전모(67ㆍ여)씨로부터 3,000만원을 건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날 전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을 데리고 있는데 돈을 보내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조선족 동갑내기 친구인 이들은 지난해 10월 가족 방문비자로 국내에 들어와 같은 해 12월 중국 연변 친구들의 연락을 받고 보이스피싱을 공모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날 이들은 전씨에게 3,000만원을 건네 받고 추가로 1,500만원을 요구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불안에 떨며 휴대전화를 내려놓지 못하는 전씨를 이상하게 여긴 은행직원이 경찰에 신고한 것. 경찰은 현장에서 리군을 검거하고 사라진 곽군을 추적했다.
경찰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곽군의 소재는 충북 청주로 파악됐다. 곽군은 가족이 있는 청주로 향한 것. 경찰은 곽군의 아버지를 설득, 곽군을 인계 받았다.
한편 경찰은 이들에게서 현금 3,000만원을 전액 회수해 전씨에게 돌려줬다.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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