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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선을 들어 멀리를; 기회의 땅 아프리카

입력
2016.01.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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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중국 증시불안과 북한 핵 실험으로 2016년 우리 경제 및 안보 전선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 감소로 우리나라 무역액이 1조 달러에 미달하는 등 경제에 적신호가 온 상황에서 최대교역국 중국마저 불안하다면 문제는 간단치 않을 것이다. 북핵 역시 이번 4차 실험이 수소폭탄까지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핵 무장이 강화되는 증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렇게 어려울 때 일수록 눈앞의 당면 과제에 대처하는데 그치지 말고, 시선을 들어 멀리를 보며 국제 관계 강화와 경제관계 다변화의 장구지계(長久之計)를 세워가야 한다.

아프리카는 우리의 정치적, 경제적 외연 확장에 딱 맞는 블루오션 지역이다. 유엔 회원국의 4분의1이 넘는 54개국이 있는 대륙으로서 국제 여론 조성에 중요한 몫을 한다. 냉전시대에는 북한과 치열한 외교전의 무대였고, 지금도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는 북한과 관계의 잔재가 남아 있다.

아프리카는 지난 10년간 중국에 이어 가장 빠르게 성장한 대륙이다. 특히 천연 자원 없는 나라들까지 국정개혁을 통해 높은 성장을 이뤄내면서 그야말로 ‘떠오르는 대륙’이 되고 있다. 독립 이래 아프리카 국가들이 원유, 구리, 우라늄, 금강석, 희토류 등 풍부한 자원을 갖추고도 낙후를 면치 못한 원인은 권위주의 정부의 부패와 사회주의 실험의 낭비 등 실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아프리카에도 개혁바람이 확산되고 있고 프리덤하우스 기준 ‘자유국가’수가 과반수를 넘게 되었다. 이는 사회적 효율의 제고 측면에서 큰 변화이고 아프리카의 장래에 기대를 걸게 되는 대목이다.

아프리카가 미래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이 될 것으로 예측하는 또 하나 근거는 ‘젊은 대륙’이란 점이다. 아프리카 인구는 현재 11억에서 2050년에는 20억을 넘을 전망인데 특히 21세 미만의 젊은 인구가 많아 앞으로는 세계 노동력의 절반 이상이 아프리카에서 신규 공급될 것이다. 또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의 확대가 두드러져 아프리카는 노동력의 공급원 뿐 아니라 소비시장으로서도 부각될 것이 확실하다.

아프리카가 부상하면서 중국 일본 인도 터키 등의 진출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특히 중국은 1990년대부터 외교장관의 첫 해외순방지를 아프리카로 관례화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2013년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역도 아프리카였고 작년에도 남아공에서 중국-아프리카 협력정상회의를 주최했다. 그 결과 중국의 대 아프리카 무역은 2000년 100억불에서 2014년 2,200억불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2013, 2015년 두 차례 아프리카에 다녀 왔고 일본 아베 총리는 2014년 아프리카를 방문했다.

우리 정부도 2006년부터 한-아프리카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대외개발협력의 20% 이상을 아프리카에 공여하는 등 관계강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대 아프리카 교역은 연간 약 170억불로 여전히 우리 전체 교역의 2%도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우리가 아프리카를 잘 모르고, 기회의 땅 보다는 위험한 땅으로 꺼리는 탓이다.

다행히 많은 아프리카 나라들은 우리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 경제개발 경험, 코이카(KOICA) 및 민간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등 우리만이 갖는 장점도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도 장기적으론 원조보다는 기업간 무역, 투자, 기술협력 등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원한다.

아프리카와 협력은 한 때 북한의 활발한 외교무대였고 아직 그 잔재가 남아 있는 곳에서우리의 지지기반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안보 외교적 의미를 지닌다. 또 아직 인구의 절반이 최빈곤층이어서 국제 협력이 절실한 아프리카 개발에 정보과학기술(ICT), 새마을운동, 신재생에너지 등 우리의 강점을 제공함으로써 지구촌 공동의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국가이미지를 외교 자산화하는 효과도 있다.

새해에는 아프리카를 좀 더 주목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

김일수 아프리카미래전략센터 대표/ 전 이스라엘 대사

아프리카 미래 전략 센터 대표 김일수
아프리카 미래 전략 센터 대표 김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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